박현수 / 조사팀장

세상에서 점프력이 가장 뛰어난 동물은 바위타기영양(klipspringer)이다. 아프리카에서 암석 사이를 누비며 풀을 뜯어 먹고 사는 소과(科) 포유동물로서, 제자리에서 높이 8m 정도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 크기에 비례한 점프 능력만 놓고 따진다면 벼룩도 만만치 않다. 몸길이가 약 1m 정도인 바위타기영양은 자기 몸길이의 약 8배를 뛰는 셈이지만, 고작 3㎜밖에 되지 않는 벼룩은 자기 몸길이의 100배나 되는 높이를 점프할 수 있다.

지난 주말 ‘모소 대나무(Moso Bamboo)’에 관한 글을 읽었다. 중국의 극동지방에서만 자라는 희귀종 모소 대나무를 그 지방의 농부들은 여기저기 씨앗을 뿌려놓고 매일같이 정성 들여 키운다. 씨앗에서 싹이 움트고 농부들은 온 정성을 다하지만 대나무는 4년이 지나도록 불과 3㎝밖에 자라지 않는다. 타 지역 사람들이 이 모습을 볼라치면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내젓는다. 하지만 이 대나무는 5년째 되는 날부터 하루에 무려 30㎝가 넘게 쑥쑥 자라기 시작한다. 그렇게 6주 만에 15m 이상 자라고, 그 자리는 빽빽하고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변모한다. 그야말로 비약적인 성장(Quantum Jump)을 한다는 것이다.

비약적인 도약을 의미하는 ‘퀀텀 점프’는 원래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이론이다. 양자(量子)가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갈 때 계단의 차이만큼 뛰어오르는 현상을 뜻하는 말이다. 경제·경영학에서도 기업이 혁신을 통해 계단을 뛰어오르듯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경우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목표로 삼아 부단히 노력하고 인내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목표가 불확실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과 실천이 없다면 ‘퀀텀 점프’의 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확고한 목표를 세우고 데드라인을 명확하게 설정해 놓는 것이 키포인트다.

을미년이 시작됐다. 올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어 줄 ‘골든 타임’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경제와 국민 개개인이 ‘퀀텀 점프’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바위타기영양처럼, 벼룩처럼, 또 땅 아래로 뿌리를 30리까지 뻗치면서 성장을 준비한 ‘모소 대나무’처럼. 그러나 구호만 외친다고 되지는 않는다. 그런 꿈을 갖고, 착실히 노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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