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분석 ‘약(藥)일까, 독(毒)일까?’
국제유가가 50달러 아래로 장중 한때 떨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현상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일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둘러본 뒤 “유가 하락으로 정유·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유가가 30% 하락하면 가구당 연간 유류비가 50만 원가량 절감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일 ‘2015년도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가 하락은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국제유가의 하락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현재 디플레이션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를 기록하면서 1999년 9월(0.8%) 이후 1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경우 향후 소비자물가는 더욱 하락할 것이 확실시된다.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 물가를 고려한 경제성장률인 ‘경상성장률’이 추락하고, 경상성장률 추락은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올해도 정부가 세수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면 4년 연속 세수가 목표치를 밑돌게 된다. 세수가 줄어들면 그에 따라 정부의 세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를 끌어내리게 된다. 물가 하락이 경기를 하강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들이 위기에 빠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라면 국제유가의 하락은 한국 경제에 엄청난 호재”라며 “그러나 지금은 장기적인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국제유가가 50달러 아래로 장중 한때 떨어지면서 국제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장기적인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현상만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일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둘러본 뒤 “유가 하락으로 정유·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유가가 30% 하락하면 가구당 연간 유류비가 50만 원가량 절감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에 호재”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일 ‘2015년도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가 하락은 종합적으로 보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효과보다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국제유가의 하락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현재 디플레이션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8%를 기록하면서 1999년 9월(0.8%) 이후 15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경우 향후 소비자물가는 더욱 하락할 것이 확실시된다.
소비자물가가 떨어지면 물가를 고려한 경제성장률인 ‘경상성장률’이 추락하고, 경상성장률 추락은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올해도 정부가 세수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면 4년 연속 세수가 목표치를 밑돌게 된다. 세수가 줄어들면 그에 따라 정부의 세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기를 끌어내리게 된다. 물가 하락이 경기를 하강시키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석유에 크게 의존하는 신흥국들이 위기에 빠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평상시라면 국제유가의 하락은 한국 경제에 엄청난 호재”라며 “그러나 지금은 장기적인 저물가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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