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혜택 받았나 3년 단위 존속·취소하지만
2007년 이후 단 13건 불과
군수품 상용안해 예산 낭비도


방산업체는 유사시 군수 부문을 맡게 되는 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적이지만, 군은 이러한 점을 악용해 수의 독점납품권을 주는가 하면 시장이율을 초과하는 원가를 보장해 주는 등 과도한 특혜를 몰아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방산업체는 독점보장 및 모든 비용에 적정 이윤까지 보전해주는 특혜에 안주, 기술 개발과 원가 절감에 소홀하면서 결과적으로 상당한 국민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수시 혹은 3년 단위로 방산물자 지정의 존속·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2014년 기준으로 1317건의 품목이 방산물자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경쟁 가능’을 이유로 단 13건의 품목만 방산물자 지정을 취소했다. 예를 들어 화생방전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인들이 착용하는 침투성 보호의는 지정(1986년) 이후 28년이 경과했지만 여전히 미군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자료 및 규격대로 생산(저장수명 5년)하는 등 기술 개발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미군은 1997년부터 저장수명 15년(재사용 6회)의 보호의를 사용하다가 2005년 이후 반영구적인 보호의를 보급하고 있다. 이처럼 관련 기술 발달에 따라 현재는 다수 업체 간 경쟁을 거쳐 조달이 가능해졌음에도 과거 방산물자 지정 당시 규격대로 생산되는 품목이 지난해 4월 현재 전체 1317개 방산물자 품목 가운데 237개나 됐다.

감사원은 “방산업체가 방산물자 지정제도에 안주한 채 성능 개선 등 노력을 하지 않고 원가 부풀리기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예로 H 방산업체는 최근 10년간 시설 투자실적이 전무, 1967년부터 2003년 사이에 설치된 제조시설로 방독면 및 침투성 보호의 등을 생산하고 있었다.

감사원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소 3818억 원이 낭비됐다고 밝히면서, 부당이득금을 회수하는 한편, 경쟁이 가능한 품목을 다시 정해 방산물자 지정 취소 방안을 강구하라고 방사청장에게 통보했다.

국방부가 군수품을 상용 전환하기로 결정해놓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 등도 지적됐다. 이번 감사 결과, 국방부는 지난 2012년 국방규격품인 차량용 축전지(PT)와 함께 상용품인 AGM축전지 및 MF축전지를 병행 사용하기로 의결했다. 축전지의 상용화 필요성과 가능성 등을 검토한 결과 상용 전환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군 군수사는 상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성능·사용수명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기존 국방규격품인 PT축전지만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연간 24억 원 상당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