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6일 오전 6시 30분쯤 서초동 한 아파트에서 강모(48) 씨의 부인(48)과 큰딸(14), 작은딸(8)이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씨는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뒤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에 전화를 걸어 “아파트에 가면 아내와 딸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뒤따라 죽을 것이다”면서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전화를 접수하고 강 씨의 아파트로 출동했고, 강 씨의 부인과 두 자녀가 숨진 것을 확인했다. 부인은 아파트 거실 바닥에서, 중학생 큰딸은 작은방 바닥, 작은딸은 안방 침대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강 씨 휴대전화 위치추적, 차적조회 등을 통해 강 씨가 아버지 선산이 있는 충북 모처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강 씨에 대한 조속한 검거를 위해 강 씨 도착 예상 지점 등에 대해 경찰관을 집중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자신의 차량을 타고 계속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강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노트 2장이 발견됐다. 유서로 추정되는 노트에는 “처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죽어야겠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뒤 지난 3년간 별다른 직장이 없었고, 아내 역시 무직이어서 가끔 본가에서 생활비를 보태줬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강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제난을 비롯해 여러 가지 이유가 담겨 있어 강 씨를 검거해야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 2004년 5월 무렵 이 집을 구매했으나 은행 등에서 돈을 빌리진 않았다. 하지만 2012년 말 6억 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무렵 은행에서 5억 원 안팎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부동산 업계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 최근 거래 가격은 8억5000만 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주민들은 전혀 범행의 징후를 감지하지 못해 당황하는 반응이다. 이웃들은 강 씨 가족이 경제적으로 부족해 보이지 않았고 가정불화도 느껴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강 씨 집 위층에 사는 한 이웃은 “가정 불화 같은 건 없었다”고 전했다. 강 씨 가족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도 쏟아졌다.
손기은·이근평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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