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돌오돌한 식감으로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간재미. 몸에 유익한 성분을 많이 지녀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오돌오돌한 식감으로 미식가들이 즐겨찾는 간재미. 몸에 유익한 성분을 많이 지녀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황산콘드로이틴 성분 풍부, 연골 영양 공급·재생 효과 퇴행성관절염 개선에 도움당진이나 서산 등 충남 일대 해안 포구에 이맘때 찾아가면 ‘간재미 회무침’ 간판이 내걸린 식당을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가오리, 그중에서도 상어가오리나 노랑가오리를 지칭하는 ‘간재미’는 사계절 잡힌다. 그러나 현지에선 겨울 간재미를 최고로 꼽는다. 그래서 어획도 12월부터 이듬해 2, 3월에 집중된다. 겨울 간재미가 선호되는 이유는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육질이 얇고 질겨지며 뼈도 단단해져 특유의 오돌오돌한 맛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막걸리에 씻어낸 간재미를 마늘과 고추장, 참기름에 식초 양념을 한 후 미나리와 쑥갓, 양파, 오이 등을 넣어 무쳐낸 회무침은 새콤하면서도 졸깃하고, 오독오독한 맛이 그야말로 별미다. 막걸리에 씻는 이유는 비린내를 잡으면서도 꼬들꼬들한 맛이 더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간재미는 서해안의 겨울 별미로 확실히 자리잡았으며 영양학적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건강식품이다. 간재미의 효능에 대해선 조선시대 명의 허준도 인정했다. 그는 동의보감에서 가오리를 사람의 건강을 이롭게 도와준다고 해 ‘익인’(益人)으로 불렀다. 또 소변색이 노랗고 쌀뜨물처럼 뿌옇거나 양이 적고 시원치 않으며 냄새가 날 때 가오리가 좋다고 추천한다. 한마디로 신장 기능을 좋게 하는 음식으로 당대에는 통했던 것이다. 실제로 간재미에는 신장기능을 향상시키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불포화지방 등 영양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간재미의 효능은 척추 건강과 관련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이는 오독오독한 간재미의 물렁뼈 성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와 관련, 주목해야 할 성분이 간재미의 뼈에 다량으로 들어있는 황산콘드로이틴 성분이다. 황산콘드로이틴은 아미노당, 우론산, 황산, 아세트산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다당류의 일종으로, 고등 동물 결합 조직의 주요 성분이다. 황산콘드로이틴은 연골에 영양을 공급해 관절연골의 손상을 막아 연골재생, 퇴행성관절염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런 효능 때문인지 박치기 왕으로 유명한 김일 선수는 은퇴 후 평생 관절염과 신경통을 앓았는데 간재미 회를 먹으며 통증을 자가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동물을 통한 임상실험이 실시됐는데 관절염 유발인자를 투입한 쥐에 황산콘드로이틴을 공급하자 반 이상이 관절염에 걸리지 않았지만, 황산콘드로이틴 성분이 투입되지 않은 쥐들은 모두 관절염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관절염 전문 병원에서도 관절에 좋은 글루코사민을 처방할 때 약효를 높이기 위해 황산콘드로이틴과 함께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황산콘드로이틴은 피부에도 유익한 성분이다.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피부탄력을 유지시키며 트러블에 효과적이고, 세균의 감염도 방지한다. 최근에는 이 성분이 암세포의 영양보급로를 차단한다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간재미에서 또 눈여겨볼 성분은 아미노산이다. 간재미에는 이소루신,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 반드시 식품을 통해서 섭취해야만 하는 8대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간재미가 간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증진시키는 데 좋은 식재료로 각광받고 있으며, 만성피로와 숙취에 큰 효과가 있다는 것도 그처럼 각종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지녔기 때문이다. 아르기닌 성분은 정력을 강화해주며, 타우린은 직접적으로 간 해독을 돕는다. 또 아미노산은 인체 면역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아미노산은 결핵균 등 몸에 침투한 세균을 물리쳐주는 백혈구 합성재료다. 따라서 아미노산이 체내에 부족하면 영양부족 현상을 겪으며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이와 함께 간재미에는 ‘항스트레스 비타민’으로 불리며 몸의 신진대사를 돕고, 신경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비타민B 복합체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B1은 질병 회복기나 수술 직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권해지는 비타민이며, 비타민B2는 피부, 손발톱, 머리카락의 건강에 관여해 ‘피부비타민’으로 불리는데 부족하면 구내염 등을 유발한다. 또 비타민B3로도 불리는 니아신은 탄수화물과 지방 등 음식물 대사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성분이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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