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PD의 비애를 아십니까?”
새해를 앞두고 만난 한 지상파 예능 PD가 물었습니다. 웃음을 본령으로 삼는 예능을 만드는 PD를 슬프게 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드라마는 가장 인기가 높을 때 끝나지만, 예능은 전성기가 지나고 너덜너덜해질 때쯤 끝나죠.”
듣고 보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드라마는 통상 마지막회의 시청률이 가장 높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정해진 골인 지점이 없습니다. 소위 ‘잘나갈 때’는 “더, 더!”를 외치다가 대중이 외면하고 “이제 그만 우려먹어라”는 비수 같은 댓글이 달릴 때쯤 조용히 떠납니다. 드라마는 길어야 6개월 동안 방송되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5년 넘게 방송되기도 하니 “골수까지 뽑아서 아이템을 쥐어짠다”는 넋두리가 농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MBC ‘무한도전’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2005년 4월 소와 힘겨루기를 하고 지하철과 달리기를 하던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으로 자리매김한 지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5%를 전전하던 초반 시청률은 2008년 게릴라 콘서트 특집 때 30%를 돌파했는데요.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무한도전’은 최근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건재함을 입증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습니다. ‘무한도전’도 변했죠. 현재 ‘무한도전’을 이끄는 유재석을 포함한 다섯 멤버는 결혼을 했고, 아빠가 됐습니다. 유재석은 ‘국민 MC’라 불리게 됐고, 다른 멤버들도 타 프로그램의 MC를 맡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죠. 다섯 명 모두 원년 멤버고 유재석은 ‘국민 MC’지만 목에 힘을 주지 않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의 섭외가 들어와도 “목요일은 안 돼요”라고 말합니다. ‘무한도전’의 녹화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10년째 매주 토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김태호 PD. 10년을 버틴 ‘무한도전’은 위기론이 많았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하차한 멤버도 있었죠. 김 PD가 종합편성채널로 간다는 기사가 불거졌고 폐지설에도 휩싸였습니다. 이런 세파를 모두 뚫고 온 뚝심 있는 선장이 김태호 PD죠. 10년간 한 가지 일로 든든하게 밥을 먹고 살았다면 ‘장인’이라 불릴 만하지 않을까요.
‘무한도전’과 함께 열 살을 먹은 시청자들은 ‘토토가’에 출연한 터보, 김현정, SES, 쿨을 보며 “저 때 노래가 좋았지”라고 말합니다. 노래만 듣는 것이 아니라 추억도 함께 듣기 때문일 겁니다. 또 10년이 지난 후, 댄스 스포츠와 프로레슬링에 도전하고, 각종 가요제를 열었던 ‘무한도전’의 재방송을 박수 치며 보면서 시청자들은 말하지 않을까요. “저 때 예능이 재미있었지.”
realyong@munhwa.com
새해를 앞두고 만난 한 지상파 예능 PD가 물었습니다. 웃음을 본령으로 삼는 예능을 만드는 PD를 슬프게 하는 건 무엇이었을까요.
“드라마는 가장 인기가 높을 때 끝나지만, 예능은 전성기가 지나고 너덜너덜해질 때쯤 끝나죠.”
듣고 보니 마음이 짠해졌습니다. 드라마는 통상 마지막회의 시청률이 가장 높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정해진 골인 지점이 없습니다. 소위 ‘잘나갈 때’는 “더, 더!”를 외치다가 대중이 외면하고 “이제 그만 우려먹어라”는 비수 같은 댓글이 달릴 때쯤 조용히 떠납니다. 드라마는 길어야 6개월 동안 방송되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5년 넘게 방송되기도 하니 “골수까지 뽑아서 아이템을 쥐어짠다”는 넋두리가 농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MBC ‘무한도전’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2005년 4월 소와 힘겨루기를 하고 지하철과 달리기를 하던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으로 자리매김한 지 어느덧 10년이 됐습니다. 5%를 전전하던 초반 시청률은 2008년 게릴라 콘서트 특집 때 30%를 돌파했는데요. 이후 등락을 거듭하던 ‘무한도전’은 최근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로 건재함을 입증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했습니다. ‘무한도전’도 변했죠. 현재 ‘무한도전’을 이끄는 유재석을 포함한 다섯 멤버는 결혼을 했고, 아빠가 됐습니다. 유재석은 ‘국민 MC’라 불리게 됐고, 다른 멤버들도 타 프로그램의 MC를 맡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죠. 다섯 명 모두 원년 멤버고 유재석은 ‘국민 MC’지만 목에 힘을 주지 않습니다. 다른 프로그램의 섭외가 들어와도 “목요일은 안 돼요”라고 말합니다. ‘무한도전’의 녹화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10년째 매주 토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김태호 PD. 10년을 버틴 ‘무한도전’은 위기론이 많았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하차한 멤버도 있었죠. 김 PD가 종합편성채널로 간다는 기사가 불거졌고 폐지설에도 휩싸였습니다. 이런 세파를 모두 뚫고 온 뚝심 있는 선장이 김태호 PD죠. 10년간 한 가지 일로 든든하게 밥을 먹고 살았다면 ‘장인’이라 불릴 만하지 않을까요.
‘무한도전’과 함께 열 살을 먹은 시청자들은 ‘토토가’에 출연한 터보, 김현정, SES, 쿨을 보며 “저 때 노래가 좋았지”라고 말합니다. 노래만 듣는 것이 아니라 추억도 함께 듣기 때문일 겁니다. 또 10년이 지난 후, 댄스 스포츠와 프로레슬링에 도전하고, 각종 가요제를 열었던 ‘무한도전’의 재방송을 박수 치며 보면서 시청자들은 말하지 않을까요. “저 때 예능이 재미있었지.”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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