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으로 경영부실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전력 등 13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빛가람 혁신도시)’ 전경. 문화일보 자료사진
공기업들의 문어발식 확장으로 경영부실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전력 등 13개 공공기관이 입주한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빛가람 혁신도시)’ 전경. 문화일보 자료사진
우체국 택배 · 알뜰주유소 등 불공정경쟁에 관련업계 반발공공기관들이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특혜성’ 고유 업무를 무기로 민간 영역을 침범해 민간기업과 불공정 경쟁으로 손쉽게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 기업들과 이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공공기관이 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공공기관들의 ‘문어발식’ 업무 영역 확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가 경영평가 대상인 15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00개 기관이 시장에서 민간기업과 경합하는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안전공단의 차량검사 업무, 한국석유공사의 알뜰주유소, 한국관광공사의 면세점 사업, 한국건설관리공사의 건설공사 감리업무 등이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 회사가 문제 되고 있는 것은 공공기관의 특성상 정부로부터 부여받은 업무인 데도 민간기업과 경쟁에서 ‘불공정한 무기’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준정부기관인 우체국(우정사업본부)의 택배사업 진출에 대한 관련 업계의 반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체국 택배는 민간 택배업체들과 달리 나라 재산인 물류배송 창고와 우체국 건물 등을 아무런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우편법 적용으로 배달용 차량 증차도 자유롭다.

또 우편법에 따라 택배물 구분 작업에 공익근무요원을 투입할 수도 있어 불공정 경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우체국이 택배업에 뛰어들면서 당시 5000원 수준이던 단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택배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는 단초가 됐다”고 말했다.

또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도 업무 연관성으로 볼 때 민간 면세점 업체들과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증권사 업무영역인 회사채 인수 시장에 산업은행이 뛰어든 것도 민간 증권사들은 불만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산업금융채권 발행을 통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민간 증권사들과 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민·관 경쟁입찰과 공정경쟁 평가업무를 심의하는 ‘공공기관 경쟁심의분과’를 설치해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공공기관들이 ‘돈벌이’에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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