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마크 리퍼트(왼쪽 두 번째) 주한미대사와 신년인사차 6일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해 주한 미 공군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병세(가운데) 외교부 장관이 마크 리퍼트(왼쪽 두 번째) 주한미대사와 신년인사차 6일 오산 미 공군기지를 방문해 주한 미 공군 장병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관계 개선 기대 과도… 북핵 위험성은 애써 무시나진·선봉 투자論 흘리고
‘5·24 조치 해제’ 언급도
스스로 협상카드 없앤 셈


정부가 올 들어 외교안보의 주요 방향을 남북대화 등 남북관계 개선 쪽에 맞추는 기류가 역력하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실천과 국제사회 의무 준수를 강조하면서 압박하는 것과는 달리 대북관계 개선에만 진력하는 ‘마이 웨이’를 걷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정작 한반도 안보의 핵심인 북핵 문제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이와 관련, 최근 박근혜정부 고위 인사들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가 과도한 데다가 위험해 보이기까지 한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6일 경남대·북한대학원대 초빙교수 연찬회 강연에서 “북한의 나진·선봉은 국제화된 지역이어서 앞으로 우리 투자도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구 등 북한에 투자하려면 유엔 제재가 없어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남북대화가 열리기도 전에 나진·선봉 투자 가능성을 미리 흘려놓은 셈이다.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정종욱 민간측 부위원장의 선(先)남북대화론도 마찬가지다. 정 부위원장은 최근 민주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발행한 잡지 ‘민족화해’와의 인터뷰에서 “핵 문제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대화 자체가 안 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남북 간에도 우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북핵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 목표”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방점은 남북대화에 찍혀 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지난 2일 신년인사회에서 5·24제재 조치 해제 가능성과 관련해 “(남북)대화 중에 그것까지 다 풀 수 있지만 야당에서 자꾸 소리가 커지면 협상 능력이 떨어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방부가 6일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소형화 능력이 상당 수준”이라고 평가한 북핵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저 북핵 문제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정도다. 북핵 협상 재개는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태도 변화가 필요하지만, 일단 남북대화는 북핵과 분리해서 진전시켜 나간 뒤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핵도 남북대화에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북핵·남북대화 ‘투 트랙’ 전략이 자칫 핵 문제 해결은 하지 못하고, 북한 정권 유지만 도와줄 수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고 있다. 또 미리부터 나진·선봉 투자나 5·24제재 조치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스스로 협상 입지를 줄이는 패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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