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집계 전년보다 배 이상 늘어나 유괴등 범죄연루 가능성 10%
정부 지원 예산·인력 태부족 “자식 찾다가 가정붕괴 속출”


해마다 2만 건 안팎의 아동·청소년 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가운데, 지난해 한 해 동안 5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미귀가 아동·청소년 수는 지난 2013년보다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4년 11월까지 접수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 실종 신고는 총 13만702건으로 이 가운데 1069명의 아동·청소년이 미발견된 상태다. 특히 2014년 1∼11월은 2만281건의 실종 신고 가운데 449명이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2013년 한 해 동안 203명의 아동이 미귀가 상태인 것과 비교해 보면, 121%나 증가한 것이다.

강병권 실종아동전문기관 소장은 “이들 가운데 유괴나 납치 등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은 14세 미만 아동이 1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종아동 가족들의 경우 아동을 찾는 과정에서 가정 붕괴 및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게 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 위탁 실종아동전문기관의 정부지원 예산은 연간 9억8300만 원가량으로, 가족들의 아동 수색 활동과 정신상담 및 의료비 지원만으로도 빠듯한 수준이다. 실종아동 가족을 돌보는 복지사도 3명뿐이라 최소 필요 인원인 8명의 절반에 못 미치고 있다.

15년 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집 인근에서 딸 최준원(당시 만 5세) 양을 잃어버린 뒤 아직 딸을 찾아 헤매고 있는 최용진(54) 씨는 “전국의 미인가 아동보호시설을 돌아다니며 준원이의 얼굴이 담긴 전단을 100만 장도 넘게 뿌렸다”며 “그 사이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최 씨는 이어 “15년 전부터 실종아동을 찾기 위한 법적 장치와 그 가족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도 선진국에 비하면 실종아동에 대한 우리의 제도와 관심은 터무니없이 부족한 편”이라며 “무엇보다 아동 실종 문제를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를 잃어버린 가족들을 죄인 보듯이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남아 있어 부모들은 더 큰 상처를 받곤 한다”고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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