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수정해 내년 새로 발간” 대전시가 학생들에게 지역의 역사와 문화·인물 등을 알리기 위해 발간한 도서에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하거나 엉뚱한 사진을 싣는 등 오류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시에 따르면 역사학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참고도서로 활용하기 위해 ‘우리 고장의 역사와 문화’와 ‘대전의 역사와 문화’ 등 2권의 도서 8만5000여 부를 제작, 지난해 2월 지역 내 초·중학교와 도서관·문화원 등에 배부했으나 곳곳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초등학생용인 ‘우리고장의 역사와 문화’의 경우 63쪽에서 조선 말기 성리학자인 송병선 선생에 대해 설명하면서 ‘을사조약’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으나 역사학계에서는 이 용어가 일제의 한국 병탄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처럼 오인될 수 있는 만큼 ‘을사늑약’으로 표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된 TV 오락 프로그램에서도 역사 전문가가 출연해 “군대를 앞세운 강제 조약 체결과 조약문의 공식 명칭이 없으며 고종 황제의 도장이 없고 국제협약 표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조약’이 아닌 ‘늑약’임을 강조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을사5적을 만화로 묘사하면서 사모(벼슬아치가 관복을 입을 때 쓰던 검은 모자) 차림으로 표현하고 있으나 당시 을사5적은 사모차림이 아니라 서양식 관복을 입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학생용인 ‘대전의 역사와 문화’도 33쪽 고대사 부분에서 “백제는 방어를 위해 중요한 지역에 산성을 많이 만들었다”며 보문산성의 사진을 실었으나 사진 설명은 공산성이라고 했다. 85쪽에서는 대전의 유형문화재 2호인 대덕구 중리동 쌍청당의 전경이라는 설명이 달린 사진을 실었으나 이 사진은 원일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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