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과서 표현 삭제 허용 강제징용 보상 문제도 뺄 듯
다른 교과서에 도미노 우려
한·일관계 정상화 새 변수로


일본 정부가 고등학교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부분을 삭제하도록 허용,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 왜곡’ 드라이브에 또다시 발동이 걸렸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12월 총선 승리를 바탕으로 ‘우경화’에 더욱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광복 70년은 한·일 관계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해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기본 원칙하에 강력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한·일 간 과거사·영토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관망된다.

특히 정부 및 외교가는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이 다른 교과서에까지 일파만파로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번에 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보상문제 등을 통째로 들어낸 민간 출판사 교과서는 스우켄(數硏) 출판사의 ‘현대사회’ 2종과 ‘정치·경제’ 1종 등 총 3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상당히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면서 근·현대사를 둘러싼 통설적인 견해가 없는 경우에는 “정부의 통일적인 견해와 확정된 판례”를 명기하도록 한 만큼, 아베 총리의 위안부 및 강제징용의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몰역사적 인식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학교 교과서는 4년마다 1차례씩 진행되는 정기 교과서 검정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내용을 바꿀 수 있다. 당장 3∼4월 예정된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관계에는 또다른 악재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과거사·영토 갈등 문제와 안보·경제협력은 분리해 대응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에도 다소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는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강조하면서 일본측에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공식 발표가 아니고 일본 언론의 보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뭐라 밝히기는 어렵지만, 사실이라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기존 원칙에 따라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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