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경일 태극기 게양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키로 한 가운데 이 운동을 담당하고 있는 행정자치부가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각급 학교 국기 게양 ‘인증샷’ 봉사활동 점수 부여 건의를 묵살한 것으로 문화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9일 행자부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말 행자부를 통해 교육부에 각급 학교에서 국경일 국기 게양 인증샷과 감상문을 써내면 봉사활동 점수 1점을 부여할 것을 건의했다. 강남구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태극기 사랑 운동을 벌이면서 강남 교육청에 똑같은 내용을 타진했으나 강남 교육청에선 교육부 지침이 없으면 이를 시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행자부의 힘을 빌리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행자부는 자체 판단하에 각급 학교 국기 게양 인증샷 봉사활동 점수 부여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 봉사활동 점수 부여 부분을 들어냈다. 행자부는 최근 교육부에 학생들이 국기 게양 인증샷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2차례 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육부는 더 소극적이었다. 이를 각급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추진할 경우 학부형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가 없거나 집안 사정상 국기 게양을 할 수 없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행자부와 교육부는 각급 학교에서 국기 게양 인증샷을 ‘장려’하자는 수준에서 매듭을 지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경일 국기 게양은 당연한 국민의 의무인데 여기에 봉사활동 점수를 부여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국기 게양 인증샷 행위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게 봉사활동 점수제 도입 취지에 맞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광복 70주년을 맞아 태극기 게양 운동을 전개한다고 떠들썩하게 홍보해놓고 소극적인 해석으로 국기 게양 운동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좋은 방안을 스스로 날려 버린 행자부 행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강남구가 지난해 태극기 게양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행자부로부터 대통령상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유회경 전국부 기자 yo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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