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위안부문제 영구미제되면
日에도 ‘역사의 짐’ 될 것
새 양국관계 여건 불충분”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구상 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 “일본의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 없는데, 회담을 하려면 의미가 있고 또 앞으로 나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과거에 보면 기대에 부풀었는데 관계가 후퇴해서는 안 되지 않나. 여건을 잘 만들어 한발이라도 앞으로 가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일 관계의 핵심 사안인 군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영구미제’가 될 수 있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해 일본 정부의 조기 해결책을 촉구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한·일 관계를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건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특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연세가 높으셔서 이게 조기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영구미제로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위안부 문제 해결이 안 되면) 한·일 관계뿐 아니라 일본에도 무거운 역사의 짐이 될 것”이라며 “그분들이 생존할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기존 대일 정책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일 관계 5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개선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되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는 지점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최근 고등학교 교과서에 일본군 위안부 부분을 삭제하도록 허용하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국회 답변서를 또다시 각의 결정하는 등 ‘역사 수정주의’ 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호의적인 제안을 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도 보인다. 정부는 최근 일본의 역사 퇴행적 행보가 잇따르자 입장 자료를 내고 “종전 70주년을 맞아 일본 제국주의의 과오를 통절히 반성해야 할 시점에 일본 정부가 계속 이러한 역사 퇴행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주변국들과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은 멀어질 것이며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를 위한 양국의 노력이 올해도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것이(위안부 문제) 풀리지 않으면 참 어려운 상황이고 그래서 계속 협의를 올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며 “합의안이 나와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국제사회도 수용할 수 있는 안이 도출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도 군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를 위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지혜와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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