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건너올수 있게 도와
‘연결패널 설치’ 잘못 알려져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 당시 휴무임에도 구조에 나서 인명을 구한 진옥진(34) 소방관 외에 의정부시청 소속 30대 공무원도 화재 현장에서 맹활약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신승진(33·사진) 씨로, 8층에 살던 진 소방관과는 한 살 차이인 데다 같은 아파트 위층에 살고 있었다.
12일 소방당국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의정부시청 의료기술직 9급 공무원인 신 씨는 화재 발생 당일인 지난 10일 오전 9시쯤 자신의 집인 대봉그린아파트 902호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화재경보기 소리에 잠이 깬 신 씨는 창밖으로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는 것을 보고, 옥상으로 대피했지만 옥상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연기를 피해 더 높은 곳을 찾던 수십 명이 옥상 위에 있는 기계실에 올라갔다가 기계실 계단 통로에 유독가스가 가득 차면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주민 일부는 유리를 깨고 기계실에서 옥상으로 뛰어내렸지만, 2m 가까이 되는 높이에 노인과 여성들은 쉽게 뛰어내리지 못했다. 신 씨는 이들을 향해 “두 팔로 받을 테니 뛰어내려라”고 사람들을 설득했고, 10여 명을 직접 팔로 받아냈다.
신 씨는 “연기가 코와 입으로 들어와 정신이 없고, 팔의 통증도 심해졌지만 일단 이 사람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기계실 탈출이 마무리됐지만 옥상은 이미 연기로 가득 차 숨을 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신 씨는 1m가량 떨어져 있는 옆 건물 드림타운아파트로 넘어간 뒤 사람들에게 건너오라고 소리쳤다. 당초 두 건물 사이를 연결하는 패널이 구조 과정에서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패널이 설치되지는 않았다.
신 씨는 다른 남성 한 명과 함께 두 건물 옥상에 각각 자리를 잡고 서서 사람들이 건널 수 있도록 도왔다. 신 씨는 또 대피를 위해 건너간 드림타운아파트 옥상 난간이 높아 옥상 바닥으로 뛰어내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평상을 끌어다 계단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 씨의 도움으로 구조된 구모(여·33) 씨는 “옆 건물(드림타운)로 이동하는데 빨간 옷을 입은 한 남자가 먼저 건너가 받아주겠다며 손을 내밀었다”며 “50∼60대로 보이는 부부가 소방대원이 올 때까지 아무 데도 안 가겠다며 버티는데, 이들을 설득해 구조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고 말했다.
의정부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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