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로 12일 현재 296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사연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홍모(68) 씨는 드림타운 아파트와 해뜨는마을 아파트 사이에 있는 건물 1층에서 편의점을 운영해 오다 이번 불로 가게를 잃었다.
이 편의점은 지난해 12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작은 아들이 운영하던 것으로, 아들의 흔적이 곳곳에 서린 편의점이었다. 홍 씨는 “막내아들이 남기고 간 편의점을 어떻게든 이어서 운영해보려 했는데, 그 작은 꿈마저 이렇게 불타버렸다”며 애통해했다.
대봉그린아파트 맞은 편 단독주택에서 살던 성모(여·39) 씨도 암담한 처지가 됐다.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난 불은 아파트 3채뿐 아니라 인근 단독주택도 불태웠기 때문이다.
이곳에 살던 성 씨는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 네 명을 키우는 기초생활수급자다. 막내는 22개월로 아직 걸음마도 못하는 상황인데, 이번 화재로 다섯 가족의 소중한 보금자리가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성 씨는 “주택공사에서 도와줘 보증금을 조금 내고 전세로 마련한 곳인데 이제 이 보금자리마저 빼앗겼다”며 “앞으로 이 아이들을 어디서 어떻게 재우고 먹여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며 대봉그린아파트에 방을 얻어 공부에 전념하던 17세 청소년도 이번 화재로 중태에 빠졌다.
현재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서모(17) 군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속을 썩인 아들이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겠다며 이곳에 방을 잡았다”며 “불과 두 달 전에 이사를 왔는데 이런 참변을 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 군은 화재 당시 거주 중이던 3층에서 창밖으로 뛰어내렸고, 현재는 골절 및 호흡기 화상 등으로 말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군 아버지는 “(아들이) 패션 공부를 해 자기 이름을 건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하곤 했다”며 “홀로 공부를 해보겠다던 아들을 말리지 않은 내가 통한스럽다”고 말했다.
의정부 =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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