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대규모 맞불시위 메르켈 “이슬람도 독일”프랑스 연쇄 테러 이후 유럽 각지에서 반이슬람 시위와 반이슬람 반대시위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만평 전문 시사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서구의 가치’를 정면공격한 사건이란 점에서 유럽의 종교적, 철학적, 사회적 정체성을 둘러싼 ‘문화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12일 분석했다.

프랑스 테러 사건 이후 처음 열린 12일 독일 드레스덴의 반이슬람 시위에는 역대 최대규모의 인파가 몰렸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시위를 이끌어온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 측은 이날 참가자를 약 4만 명, 시 당국은 약 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약 2만5000명도 한 주 전인 5일 시위 1만8000명보다 크게 늘어난 숫자이다. 이날 집회에는 파리 테러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단 사람이 많았으며, 관대한 중동 이주민 정책을 취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히잡을 쓴 모습의 그림을 치켜들고 시위를 벌이는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페기다의 설립자인 루츠 바흐만은 이날 연설에서 “파리 테러는 페기다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dpa, AFP통신 등에 따르면, 드레스덴 이외에 중부지역 튀링겐주, 하노버, 카셀에도 페기다 동조 시위가 벌어졌으며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 앞에서도 수백 명이 반이슬람 시위를 벌였다. 스위스에서는 페기다와 연대를 선언한 조직이 오는 2월 16일 반이슬람 집회를 갖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2일 페기다 집회 열기는 반페기다 세력의 결집에 압도당했다. 라이프치히에서는 이날 약 3만 명이 관용의 가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동독 민주화 운동과 월요기도회의 산실이었던 라이프치히 니콜라이 교회에서는 시민 2500명이 평화기도회를 올렸다. 뮌헨에서도 약 2만 명, 하노버 약 1만7000명, 베를린 약 5000명 등 12일 하루 동안 독일 전역에서 무려 10만 명의 시민들이 반페기다 집회에 참여했다고 dpa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12일 독일을 방문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나는 독일의 총리”라면서 “이슬람인도 독일의 한 부분”이라며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독일 내 반이슬람 운동을 비판하고 ‘관용’을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와 연방정부 각료들은 13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열리는 이슬람 교계와 터키계 단체 주관의 이슬람 ‘관용’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이 반이슬람 운동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독일의 통합을 역설할 계획이다.

한편, 극단이슬람주의자에 의한 테러로 10명의 만평작가와 직원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는 12일 공개한 14일 자 특별호 표지 만평(사진)에서 ‘모두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고 선언했다. 표지 만평은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가 눈물을 흘리면서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란 손팻말을 든 모습을 담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는 14일 자 특별호를 당초 100만 부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주문이 폭주해 300만 부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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