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교들에게도 금품
대보그룹의 ‘군 시설공사 뇌물 비리 사건’은 군의 부실한 평가심의위원 관리, 건설업계에 만연한 입찰 담합 등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14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부장 서영민)에 따르면 대보그룹은 ‘육군 이천 관사 및 간부숙소 공사’와 ‘주한미군기지 이전 관련 BCTC(Battle Command Training Center) 공사’ 등의 사업을 따내기 위해 발주 시부터 평가일까지 단계별로 로비 전략을 수립해 평가심의위원들에게 접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군내 공사 평가감독이 부실하다는 허점과 평가에 반영되는 ‘가격점수’가 업체 간 사전 담합으로 인해 실제 평가에선 변별력이 없다는 구조적인 맹점을 악용해 ‘기술평가’에서 점수를 획득해 사업을 따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대보그룹은 먼저 군 공사에 경험이 있는 예비역 대령인 민모(62·구속기소) 씨와 예비역 중령 장모(51·구속기소) 씨를 부사장과 이사로 영입했다. 이후 기술평가에 참여하는 평가심의위원 20여 명의 명단을 미리 확보, 이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금품로비를 벌였다. 심지어 대보그룹은 해당 공사입찰의 평가심의위원 선정이 결정되기 전에 위원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큰 인사들을 사전에 접촉했다. 민 씨는 공병·시설 장교 출신 예비역까지 로비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후보군만 2000여 명에 달하는 평가심의위원에 대한 사전 정보 입수가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추정이다.
여기에 더해 유착관계를 방지하기 위한 업체 직원과 평가심의위원 접촉 금지 규정이 무용지물이었다는 점도 이번 비리의 원인으로 꼽힌다. 평가심의위원은 업체와 접촉할 경우 이를 군 당국에 신고해야 하지만 신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현역 영관급 장교 4명을 군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군 시설공사 관련 비리 정보도 함께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보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업체들도 비슷한 방식의 입찰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