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간 지속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 이후 연초 화두(話頭)로 급부상했다. 수도권 규제는 나라의 성장잠재력을 저해하고 있음에도 버리지 못하는 대표적 규제에 속한다. 언젠가는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많은 국민이 동감한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들의 주장대로 수도권 규제를 이대로 유지하다가 인구가 줄어들고 성장동력이 상실돼 일본의 전철을 밟는 시기가 돼서야 푼다면 그때는 너무 늦다.
박 대통령은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음에도 행복도시 건설과 정부 부처의 이전을 실천했다. 이와 함께 지방 각 도로 흩어진 혁신도시의 건설 및 공공기관의 이전도 급물살을 타 지금은 완료 단계에 다다랐다. 행복도시 및 혁신도시로의 관련 기관 이전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무시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 증가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효율성을 대가로 추진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행복도시와 혁신도시가 안정화되고 지방경제 활성화에 일조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알게 모르게 적잖은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나마 대국민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훼손한 경제적 효율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수도권 규제 완화다. 이는 행정수도를 건설하는 대신 수도권을 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노무현정부의 초기 구상과 일맥상통한다.
오래전부터 국가 간의 경제적 경쟁은 대표적인 대도시권 간의 경쟁 양상으로 바뀌었다. 이는 신경제 아래서 그 나라의 대표적인 대도시권이 국가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중국, 미국 등 주변국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은, 수도권이 도쿄권·베이징권·뉴욕권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바뀐 세계적 현실에서도 국내에서는 지나친 수도권 규제로 인해 기업들이 지방으로 가기보다는 국내를 떠나 해외로 이전하는 일이 벌어졌다. 공장총량제에 묶여 기업들은 공장을 신설하긴커녕 공장의 생산 라인 하나 제대로 증설하지 못하고, 규제를 피하느라 직선이어야 할 생산라인을 곡선으로 만들어 가동하는 웃지 못할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장총량제를 통해 수도권의 공장 입지를 억제하고, 자연보전권역 내 기업 활동에 요구되는 규모의 공장 용지를 불허하고, 과밀 부담금을 통해 입지적 경쟁력이 요구되는 기업들의 도시 내 입지를 어렵게 하는 등 중첩적인 규제의 원인이 되는 수도권정비계획법, 연계 법률인 산업직접활성화법의 대폭 개정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은 정부의 힘으로 팔을 비틀어 지방으로 이주시켰지만, 민간 기업은 그럴 수도 없고,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다. 민간 기업의 입지(立地) 선택은 자율에 맡기는 것이 기업의 수익성과 지속성, 사회적으로는 국가경제의 효율성을 증진해 성장동력을 되살리는 가장 근본적인 처방이다.
그럼에도 수도권 규제 완화가 수도권과 지방 간의 갈등을 첨예화하는 정치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수도권 규제 완화라는 화두는 꺼내기조차 힘든 분위기가 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도 지적했듯이 전국단위 선거가 없는 올해가 수도권 규제라는 덩어리 규제를 허물 수 있는 최적의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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