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희 / 서울교대 교수·사회교육학

지난 8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保育)교사가 음식을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 된 여아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온 국민을 공분하게 하고 있다. 아동 학대 사건은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 지탄받고 있는 이른바 ‘갑질’이 교육 현장에서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어린이집은 0세부터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인 누리과정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2013년 12월 31일 기준 국공립, 민간, 가정 및 사회복지법인 등에서 운영하는 전국의 어린이집은 모두 4만4000여 곳이다. 보육교사 자격은 1~3급으로 구분돼 있다. 3급 자격은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은 보육교사 교육원에서 1년 과정을 마친 자에게, 2급 자격은 전문대 이상에서 일정 과목을 일정 단위 이상 이수한 자에게 부여된다. 그리고 1급 자격은 2, 3급 보육교사 자격을 가진 자가 일정 시간의 연수를 받으면 부여된다. 보육교사의 보수는 민간 어린이집의 경우는 최저임금 수준이고, 국공립 어린이집은 초임 호봉이 150만 원 수준으로 열악하다.

보육교사의 근무조건 역시 열악한 사정으로, 소명 의식과 사명감 등으로 이를 극복하고는 있지만 매우 고된 직업에 속한다. 노동법이나 근로기준법과 상치되는 하루 12시간을 근무하고 있고, 보육과정에서도 인격체로서 충분한 발달이 안 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관계로, 이로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고 한다. 이번 아동 학대 사건으로 보육교사의 자질이 사회적으로 지탄 대상이 되고 있으나 이는 특정인에 국한된 것이고, 대부분의 교사는 열악한 근무 조건에도 투철한 교직관으로 영·유아 보육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을 함부로 폄훼하거나 매도해서는 안 될 일이다.

보육교사는 취업률이 높은 편이어서 대학 등에서 쉽게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관계로 자격이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교원 양성 과정에서 교사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함양할 수 없는 등 양질의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담보 장치가 충분치 못해 진작부터 제도 개선이 요구돼 왔다. 또한, 보수(補修)교육 등 재교육도 형식적으로 운영돼 교사의 전문성과 자질 향상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보육교사의 양성, 처우 및 근무 환경 등은 열악하다. 또한, 우리 사회는 보육교사를 비롯한 교직원들이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열정을 다해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제대로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교사들을 포함한 어린이집 교직원들이 아동 보육을 소홀히하거나 아동을 학대하는 어떠한 구실이나 변명으로 삼을 수는 없다. 교사라는 직업은 소명의식이나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종이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아동의 인격 성장을 저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 각 분야에서 천박한 모더니즘(modernism)의 전형적 행태인 갑질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한항공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에서 봤듯이 우리 사회도 이제는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상대를 함부로 대하는 갑질 행태를 과감하게 불식해야 할 때다. 더욱이 아동 학대는 어떤 이유든 용서받을 수 없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아동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육교사 양성을 비롯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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