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이어 장편소설 낸 평론가 방민호교수

1994년 ‘창작과비평’ 신인평론상으로 등단했다. ‘문명의 감각’ ‘비평의 도그마를 넘어’ 등 여러 권의 평론집을 냈다. 방민호(50·사진)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그래서 주로 문학평론가로 소개된다.

하지만 2010년 시집 ‘나는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를 출간하면서부터 호칭이 애매해지기 시작했다. 2012년 단편소설 ‘짜장면이 맞다’를 발표하더니, 최근에는 장편소설 ‘연인 심청’(다산책방)을 냈다. 다음 달에는 7편의 작품을 담은 단편집이 나온다고 한다. 그는 앞서 산문집을 냈고, 중·고등학교 국어·문학 교과서도 집필했다. 시·소설·평론을 아우르고 산문집에 교과서까지 펴낸 그를 이제 ‘종합문학인’쯤으로 불러야 할 듯싶다. 방 교수 외에 시·소설·평론을 두루 쓰는 문학인은 박덕규(57) 단국대 교수, 김용희(52) 평택대 교수 정도가 있다.

방 교수에게 정체성을 묻자 단숨에 “평론가”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시와 소설을 쓰는 등 다양한 문학 활동을 하는 것이 결코 외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시·소설·평론을 쓰는 일은 서로의 영역을 자극하고 북돋는다”며 “‘나’라는 문학 하는 사람의 인격성 전체를 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활동들”이라고 말했다. 교과서 집필에 대해서는 “청소년 시기에 어떤 책을 읽고, 어떻게 공부를 하느냐에 따라 인성과 교양 수준에 많은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쓴다”고 했다.

올해도 방 교수의 ‘외도’는 계속된다. 오는 3월 본업인 평론가로 비평집 ‘이상 소설 연구’를 내는 한편, 심상대·전성태 등 15명의 작가와 함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단편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다음 장편도 준비 중이다. 이미 구상은 끝났다. 평양에 사는 저항시인의 눈으로 북한 인권 상황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평양통신’이라는 가제를 붙였다.

이 작품은 그가 지난해부터 주도하고 있는 ‘문학인 북한 인권 선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방 교수는 북한 정권에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문학인 북한 인권 선언문’ 초안을 만들고 뜻을 함께 할 작가들을 모으고 있다. 문학계가 그동안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침묵해 왔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100인 선언이 목표”라며 “현재 30∼50대 작가 20여 명 정도가 모였고, 상반기 중 공식 선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 교수는 “시간이 모자라 스마트폰으로 틈틈이 글을 쓴다”면서 “잡다한 활동으로 비칠 수 있지만, 모든 것이 문학적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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