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과거사 부당 수임’ 변호사법 31조에 금지 규정
해당 변호사 관련혐의 부인
의문사委 출신도 수임 포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등이 과거사 관련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국가 상대 거액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다수 포착돼 검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이 같은 불법 수임이 만연한 것으로 보고 최근 특수부에 사건을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 주요 간부를 지낸 민변 변호사들은 과거사위 재직 시절 다룬 사건에서 파생된 민·형사 소송을 다수 수임해 검찰의 수사대상이 됐다. 과거사위 조사국장 출신인 이명춘(56) 변호사가 국가 상대 손해배상 사건 2건(소가 72억4000만 원)을 대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상임위원 출신으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모(60) 변호사는 ‘납북 귀환 어부에 대한 인권 침해 사건’ 진실 규명 결정 등과 관련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사건 15건(소가 182억 원)을 수임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 재심 14건, 형사보상 4건도 수임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비상임위원을 지낸 이모(59) 변호사는 ‘재일 유학생 간첩 조작 의혹 사건’ 등의 진실규명 작업에 참여하고 손해배상 소송 3건(소가 21억2000만 원), 재심 사건 2건을 수임해 변호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사 출신인 박상훈(53·대한변호사협회 법제이사) 변호사는 과거사위 시절 관여했던 학림 사건 관련 소송 수임과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고검은 지난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 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당초 조사부(부장 장기석)에 배당했다가 최근 특수4부(부장 배종혁)로 재배당했다. 검찰은 의문사진상조사위원 출신 변호사 1∼2명의 불법 수임 혐의도 포착해, 지난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가기록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무상 자신이 취급했던 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변호사의 기본적인 윤리를 저버린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변호사법 31조는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을 변호사가 수임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과거사위 위원 및 직원은 재직 당시에는 공무원 신분으로 간주된다. 해당 변호사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조만간 이들을 불러 사건을 수임한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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