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국제회의를 포함, 1056건의 행사를 개최해 부산을 세계 10대 컨벤션 도시로 진입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 내 벡스코. 벡스코는 대형 오디토리움(원형회의장), 컨벤션홀 그리고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벡스코 제공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주변을 가보면 수영강변과 수영만·동백섬 해변을 따라 미국의 주요 해안도시처럼 아름다운 초고층 빌딩들이 줄지어 서 있다. 세계 최대의 지붕 처마 건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영화의 전당’과 역시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공인받은 신세계 센텀시티점, 거대한 배 돛 모양의 아이파크 주상복합건물, 호텔 등 빌딩군들이 손님들을 맞는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해운대구 등과 이곳을 중심으로 한 50층 이상의 고층빌딩군은 25개(전국 69개)로 15개인 서울을 앞서고 있다.
사진 위부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지스타 게임대회, 고급 국제회의시설 ‘누리마루 APEC하우스’. 벡스코 제공
이곳에 위치한 전시·컨벤션 시설인 벡스코(BEXCO)와 특급호텔군을 중심으로 부산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마이스(MICE)산업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국제회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 등의 국제행사를 일컫는 말이다. 벡스코가 개장한 지난 2001년 이후 최근 10년간 전 세계 1465개 도시 중 국제회의 개최 성장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국제회의 분야 9위로 세계 10대 컨벤션도시에 진입해 서울을 위협하고 있다. 전체 마이스 산업 행사건수로는 서울을 오히려 1차례 앞서는 1위를 기록한 적도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실적은 더욱 눈부실 정도다. 벡스코는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되는 3대 국제행사를 모두 유치하고, 대성공을 거둬 도시 브랜드 가치를 올리면서 전시·컨벤션 허브로의 위상을 구축했다. 벡스코는 ‘부산국제모터쇼’(5월 30일∼6월 8일)를 관람객 최대 전시회로 치른 데 이어 최대 국제회의로 꼽혔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부산전권회의’(10월 20일∼11월 8일)와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12월 11, 12일) 등 국가 대표급 행사를 개최했다. 부산국제모터쇼는 115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했고, ITU 부산전권회의에는 170여 개국 장·차관 등 정부·국제기구 대표단 3000여 명을 비롯해 모두 60여만 명이 방문, 700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뒀다.
부산시와 벡스코는 지난 한 해 동안 지속적인 글로벌 마케팅 강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으로 전시회 101건, 회의 815건, 이벤트 140건 등 모두 1056건의 행사를 개최해 412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21일 밝혔다. 2001년 개장 때와 비교하면 건수와 참가인원 면에서 분야별로 3∼15배가 급증했다. 컨벤션분야 세계 공인기관인 국제협회연합(UIA)이 주관해 집계한 ‘2013년 국제회의 개최도시 세계 순위’에서 부산은 166건의 공인 국제회의를 개최해 4위인 서울(271건)에 이어 9위로 부상했다.
국제회의 세계 순위는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벨기에 브뤼셀, 오스트리아 빈, 서울 , 일본 도쿄(東京) 등의 순으로 부산은 10위인 영국 런던은 물론 중국 주요 도시인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홍콩(香港) 등 거대 도시들을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각국의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로서는 1위로 세계 순위도 2005년 73위에서 8년 만에 이처럼 급성장했다. 국제회의를 비롯, 전체 마이스 행사건수를 다 포함해 2011년 한 해 동안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해 2012년 발표한 산업 통계 조사연구에서는 부산이 3725건을 개최해 서울의 3592건보다 많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이 이처럼 마이스 산업도시로 급부상한 것은 주변 환경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꾸준히 각종 행사 개최 인프라를 확충시켜 온 것도 성공요인이다.
벡스코는 각종 해양관광자원과 특급호텔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갖춘 해운대 리조트가 인근에 위치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주변에 백화점, 면세점, 영화의 전당, 디자인센터, 아트홀, 위락시설 등 쇼핑·문화·관광 공간이 함께 위치해 행사와 휴양, 레저, 쇼핑 등을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의 항구도시로 주변에 조선, 자동차, 기계부품 산업도시인 울산, 경남 창원, 거제 등이 포진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서울에 비해 10여 년 늦게 개장한 벡스코는 각종 행사유치를 위해 이 같은 장점을 세계에 적극 홍보하는 컨벤션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갈수록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때문에 한번 개최한 행사가 계속 유치되는 경우도 많다.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 게임대회’(지난해 11월 20∼23일)는 서울에서 2009년 자리를 옮겨 부산에서 한 번 개최한 뒤 6년 연속으로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 지스타 게임대회는 짧은 개최기간에도 20만∼30만 명의 인파들이 매표를 위해 벡스코 주변에 구름처럼 몰려드는 풍경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등 전국을 순회하며 개최하던 세계 한민족 거상들의 네트워크인 ‘세계 한상대회’도 2006년 부산에서 처음 개최된 뒤 지난해까지 4번이나 열렸다. 특히 2012년 6월에 개최된 ‘제95차 라이온스 부산세계 대회’는 5만5000명이 참석해 한국 역대 컨벤션 행사 중 최대인원이라는 신기록도 갖고 있다. 부산에선 올해에도 3월에 48개국 재무장관과 국립은행 총재 3000여 명이 참석하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70개국 500여 명이 참석해 세계최대 학술대회로 꼽히는 ‘국제순수 응용화학총회(IUPAC)’ 등이 열린다. 김광회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지금까지의 마이스 산업 성공을 기반으로 해, 올해를 각종 시설과 역량, 인프라를 더욱 확충하는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