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곰배령 이야기자작나무는 박달나무처럼 단단하고 썩거나 벌레를 먹지 않아서 건축재·조각재 등으로 많이 쓰인다. 생장이 빠르고 최고 25m까지 자란다. 희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기 때문에 불쏘시개로 인기가 좋았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옛날에는 얇은 표피를 종이대용으로 썼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는 138ha에 총 5만 그루의 자작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언제부터, 왜 이곳에 자작나무 군락지가 형성됐는지 궁금해 한다. 원대리에 자작나무를 심은 것은 1993년이었다. 산림청 인제국유림관리소에 따르면 원래는 경제림 단지로 조성했다고 한다.
즉, 다른 나무보다 단단한 재질의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자작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이 일대는 원래 소나무들이 자생하던 천연림이었다. 그런데 소나무 재선충이 크게 번지면서 소나무들을 베어내고 자작나무를 심은 것이다. 20년 넘는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 중 하나를 만들어내면서, 경제림보다는 관광자원으로 더 각광 받고 있다.
곰배령은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 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밭으로 넘어가는 고개다. 곰이 배를 보이며 누워있는 형상 같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곰배령에는 3월 말~4월 초부터 노루귀, 홀아비바람꽃, 메제비꽃, 중의 무릇, 고깔제비꽃, 애기나리, 은방울꽃 등 미처 손으로 꼽지 못할 정도로 많은 야생화가 피고 진다.
곰배령으로 오르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이 ‘설피밭’이라고 부르는 진동마을이다. 이곳의 겨울은 춥고도 길다. 설피밭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눈도 무척 많이 내린다. 진동마을은 세상에 알려지기 전에는 오지 중의 오지였다. 원래는 화전민들이 살던 곳으로, 단목령을 넘어가던 소금장수들이 지나다니던 길목이었다고 한다. 양양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조성되고 길이 넓어지면서 사람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오지라고 부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길도 넓어졌고 많은 사람이 들어와서 살고 있다. 방송 등 매스컴의 영향이 가장 컸다. 주민 구성도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원주민보다 훨씬 많아졌다. 곰배령 바로 아랫동네인 진동2리의 경우, 전입해놓고 살지 않는 가구를 뺀 순수 주민만 해도 70호나 된다. 과거처럼 농사를 짓는 사람은 극소수이고 대개 민박이나 음식점 등을 한다.
진동마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장영목 (53)씨도 외지에서 들어온 주민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20년 전에 이 마을에 우연하게 들렀다가 마음을 빼앗기는 바람에 몇 년 뒤 땅을 샀다. 2004년부터는 주말마다 오가며 손수 집을 짓기 시작해서 10년 뒤인 2014년에 완공했다. 펜션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에는 역부족이라 생활 자체는 적자다. 하지만 워낙 오래 오지 생활을 꿈꿨기 때문에,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 외에 특별한 불만은 없다고 한다. 겨울이면 아예 도시로 나가서 살다 봄이 오면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장 씨는 집을 짓기 위해 배운 목공 일을 하며 겨울을 난다.
곰배령은 하루 300명까지만 입산을 허용하기 때문에 미리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산림청 홈페이지(http://www.forest.go.kr) ‘점봉산생태탐방예약’에 들어가 신청하면 된다. 진동마을의 민박이나 펜션을 통해 예약하는 방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