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수 / 논설위원

지난 13일 경기 안산시의 인질 살해사건은 새해 벽두부터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범인이 반성은커녕 도리어 큰소리를 쳐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사형집행 부활’ 주장까지 나온다. 이와는 별개로 경찰이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경찰의 인질범 대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이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주택의 내부 사정을 모르는 바람에 더 큰 피해가 초래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내부를 탐지하는 장비는 인질 사태가 벌어졌을 때 가장 기본적인 장비로 나온다. 실제로 경찰 특공대는 그런 첨단 내시경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활용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영화 ‘슈퍼맨’에서는 슈퍼맨이 눈으로 악당 렉스 루터의 사물함 안쪽을 투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미국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는 이미 2013년 슈퍼맨처럼 전파만으로 벽 너머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투시할 수 있는 첨단 장비 ‘키넥트 오브 더 퓨처’를 개발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공개된 17.7㎝ 크기의 초미니 드론 ‘포켓 플라이어’도 창문 틈을 드나들면서 인질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투명 망토까지 개발됐다. 빛을 굴절시켜 사물을 보이지 않게 하는 기술이다. 지금 기술은 손과 얼굴 등을 가릴 수 있는 단계다. 미래에는 투명 망토를 입은 특수대원이 인질 구출 로봇과 합세해 범인을 감쪽같이 체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속 장면들이 머지않아 현실화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제45차 연차 총회 개막을 앞두고 ‘세상을 바꿀 29가지 구조적 이슈’를 공개했다. 최대 이슈가 종교·민족주의적 급진주의의 급증이었다. 이번 프랑스 테러 사태처럼 무자비한 살상공격은 물론, 최근 호주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인질극도 늘어날 것이다. 인질 사건이 벌어지면 선진국들은 지금도 문틈으로 개미 크기의 마이크로 카메라를 집어넣거나, 소리 안 나게 천장에 구멍을 뚫어 카메라를 내린 뒤 인질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장비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런 차원을 넘어 내부 탐지 기술이 생활 및 산업 전반에서 활용될 여지는 엄청나다. 이런 기술의 개발 및 활용에 뒤처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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