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 한성대 교수·행정학

지난해 11월 7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05일째 되던 이날 사고의 진상 조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세월호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1월 1일부터는 이 법을 근거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다. 조사위원회 설치의 근본 목적은 세월호 참사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고 참사의 원인 규명을 통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면서 유가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하지만 조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도 전에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이 정부에 요구한 예산이 241억 원에 이르고, 그 사용 항목도 광고홍보비 6억7000만 원, 홈페이지 구축 1억6000만 원, 전국 순회토론회 4000만 원, 자료 수집과 국내외 세미나 경비 11억 원, 생존자 증언 채록 8억 원 등 불필요하거나 낭비적인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조사위 사무처는 4국 14과 125명의 직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나 여성가족부와 같은 소규모 정부부처(部處) 조직에 버금가는 규모로, 임시 위원회 치고는 거대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그뿐 아니라, 사무처 인적 구성도 조사 업무를 담당할 실무 인력보다는 국·과장급의 고위직으로 구성돼 있어 내실 있는 조사 활동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조사위는 세월호특별법이 제정되는 과정부터 여당과 야당, 그리고 유가족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큰 진통을 겪었다. 그 때문에 위원회의 설치 목적과 세부 활동에 대한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같은 논란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다만, 조사위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도 전에 불거진 조직 구성 및 예산 편성 문제를 둘러싼 논쟁 자체는소모적 성격이 짙다.

위원회 조직과 예산 편성에 대한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조사위의 활동을 규정하는 조직 및 예산이 제대로 계획돼야 하기 때문이다. 조사위 조직 및 예산의 규모를 비난하는 측에서는 조직 및 예산이 위원회의 궁극적인 목표 달성과는 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산에 편성된 광고홍보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될 것인지, 생존자 증언 채록을 통해 무엇을 밝혀내려는 것인지, 순회 토론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무처 구성을 어떠한 근거에서 그렇게 했고, 각 하부 조직과 구성원들의 역할은 무엇인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실상, 논란의 근저에는 설립준비단의 불투명한 활동이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조직 및 예산에 관한 내용조차 준비단이 공식 발표한 게 아니다. 또, 위원회의 구성원인 특별조사위원조차 알지 못하는 사항도 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논란이 일고 있는 조직·예산뿐만 아니라 향후 조사위의 활동 상황도 투명하지 못할 경우 소모적인 논쟁으로 인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조직 및 예산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조사위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함에 있어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 있다. 그것은 설치 목적에 충실하게 활동하여 유사한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사고 원인 분석과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핵심은 과연 조사위가 얼마나 내실 있게 활동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조사위 관련 작금의 논란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및 참사 원인 규명을 통한 교훈 측면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