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업체 이해타산 맞물려… 부정·비리 쉽게 끼어들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나 소위 ‘갑(甲)의 횡포’에는 수의계약 방식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어 공개 경쟁 입찰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22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의 수의계약 문제점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수의계약은 말 그대로 경쟁계약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원청업체가 적당한 상대자를 물색해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원청업체가 판단해 하청업체를 선정하는 구조이다 보니 담당자나 경영자들의 이해타산에 맞물려 자연히 부정과 비리가 끼어들게 돼 있다. 이 때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체결하는 모든 계약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경쟁계약을 하게 돼 있지만,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해석에 따라 예외적인 상황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어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가 서울사옥 지하주차장과 지하상가, 커피숍 등을 자사 임직원이 조합원으로 있는 신용협동조합에 수의계약으로 임대했다가 감사원에 적발돼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 역시 거래소 규정에 보면, 공개경쟁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야 했지만 거래소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공공기관들뿐 아니라 서울시 등 지자체들도 각종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했다가 지적을 받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 이정훈(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의회 의원은 서울시 푸른도시국의 최근 3년간 867건 계약 중 562건(65%)이 1인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재준(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의회 의원은 경기도의 학술용역 중 경쟁입찰은 고작 11.8%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의계약에 대한 문제 인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980년대부터 국가 및 지자체의 수의계약 방식이 문제가 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았다. 심지어 이를 감시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조차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구용역의 92.4%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며 야당 의원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을 전면 공개입찰 경쟁으로 전환하거나, 전자 공개 수의계약을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정위도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공공기관 등이 계열회사나 퇴직자가 설립한 회사 등과 거래하면서 높은 낙찰률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단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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