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김연아 기자 yuna@
그래픽 = 김연아 기자 yuna@
2부. 공공기관 정상화 - (9) 일감 몰아주기‘甲질’공공기관들이 자회사나 특정 업체에 용역을 수의계약하거나 낙찰률을 높여 주고, 계열사의 부당 지원을 위한 중간 거래 단계에 끼워주는 일명 ‘통행세’를 부과하는 등 일감 몰아주기 ‘꼼수’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공공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는 민간기업의 같은 행위보다 파급 효과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정부와 사정 당국 등이 관리와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문화일보가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인 알리오 사이트를 통해 최근 2년(2013∼2014년)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공공기관의 일감 몰아주기(수의계약, 부당지원, 통행세 등)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6건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공기관은 경쟁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퇴직자 등이 설립한 기업에 혜택을 몰아주거나, 자회사나 출자회사를 만들어 의도적으로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공공기관들은 특정 업체에 과도하게 일감을 몰아준 행위가 적발돼 국회로부터 지적을 받았음에도 불구, 이듬해 국감에서 같은 업체에 또다시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공공기관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2013년 국감 당시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외교부 소속 외교관 출신들이 만든 ‘국제교류증진협회’에 수십억 원 상당의 일감을 ‘전관예우’를 통해 몰아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한국국제교류재단은 공개입찰을 통해 국제교류증진협회 및 하나투어 등과 항공권 발권 대행 업무계약을 맺었다. 2010년부터 2013년 9월까지 국제교류증진협회는 약 55억8000만 원 상당의 항공권 발권업무를 대행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밝혀져 2013년 국회의 지적을 받았지만, 한국국제교류재단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전직 외교부 공무원들이 포함된 국제교류증진협회가 수익사업을 많이 수행하고 있는 바 협회의 설립목적에 적합하게 운영하도록 하고 일감 몰아주기 여부에 대한 자체 감사를 수행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1년 전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근절할 것을 강도 높게 주문했지만, 뒤에서는 여전히 해당 업체에 혜택을 제공해 주고 있던 것이다.

퇴직자들에 대한 전관예우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이 자회사나 출자회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국감 당시 한국전력의 경우 자회사 한전KDN과 맺은 수의계약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계약에 의한 수입이 한전KDN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일었다.

이들 기관은 국회,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적한 사실을 이미 바로잡았거나, 앞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국민 세금’을 눈먼 돈처럼 쓰는 도덕적 해이가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민철·장병철 기자 mindom@munhwa.com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