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서적들이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왼쪽 사진은 2022년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탄생되는 과정을 그린 미셸 우엘벡의 소설 ‘복종’의 독일어판이 지난 19일 제15회 쾰른문학페스티벌이 열리는 한 극장 로비에 전시돼있는 모습.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에릭 제무르의 ‘프랑스의 자살’(가운데 사진)도 논란 속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0년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독일’을 들고 있는 저자 틸로 사라진.
유럽의 이슬람화를 비판한 서적들이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왼쪽 사진은 2022년 프랑스에서 이슬람 정권이 탄생되는 과정을 그린 미셸 우엘벡의 소설 ‘복종’의 독일어판이 지난 19일 제15회 쾰른문학페스티벌이 열리는 한 극장 로비에 전시돼있는 모습.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에릭 제무르의 ‘프랑스의 자살’(가운데 사진)도 논란 속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010년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독일’을 들고 있는 저자 틸로 사라진.
“복지혜택 받으며 폭력사태 야기”
다문화정책-이슬람교에 직격탄

“샤를리 에브도 사건 예견” 재평가
유럽 안팎 비난에도 꾸준한 인기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계기로 ‘유럽의 정체성 위기’를 일찌감치 경고한 책들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간 당시에는 인종주의, 반이슬람주의란 비판을 받았던 책들이지만, 샤를리 에브도 사건이 일어난 이후에는 극단이슬람주의자들에 의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오늘날의 유럽 문제를 날카롭게 예견했다는 재평가 속에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럽의 이슬람화’란 ‘위험천만한’ 이슈를 정면으로 제기한 대표적인 저서는 지난 2010년 독일에서 출간된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가고 독일:우리는 어떻게 조국을 위험에 빠뜨렸나’이다. 유대인 학살의 원죄 때문에 인종 문제를 입에 올리는 것이 금기시돼온 독일에서 이슬람 이주민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한 것도 놀라웠지만,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 당원이자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이사인 틸로 사라진(69)이 저자라는 사실에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히다시피 했다.

그는 책에서 “무슬림이 독일 사회를 훼손하고 있다” “내 손자와 증손자를 무슬림화된 땅, 터키와 아랍어가 일상화된 사회, 무에진(이슬람 사원에서 하루 5차례 예배시간을 알리는 사람)이 하루 스케줄을 지배하는 나라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 등의 주장을 폈다. 좌우 양쪽 진영 모두 이 책과 저자에 맹비난을 퍼부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점에 깔린 지 수일 만에 초판이 매진됐고, 현재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모아 최소 150만 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0년간 독일에서 출간된 정치서적 중 최고 판매기록이다.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독일’이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드레스덴에서 열리고 있는 반이슬람 집회의 뿌리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라진은 2013년 ‘유럽은 유로가 필요 없다’는 책을 발표해 또다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반유로 주장을 들고 나온 이 책은 같은 해 반유로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창당하는데 사상적 뒷받침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행복하지 않은 정체성’도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는 독일’과 같은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철학자로 꼽히는 알렝 핀키엘크라우트(65)다. 프랑스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이슬람 이주민들의 문제점, 특히 실패한 다문화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이슬람만큼 독선적이며 요구가 많은 종교가 있는가, 이슬람 이주민만큼 복지제도에 의존하며, 폭력사건과 많이 연관된 집단이 있는가”라고 반문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프랑스의 유명 방송인이자 작가인 에릭 제무르(56)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프랑스의 자살’ 역시 프랑스 정체성의 위기를 제기한 책이다. 지금까지 약 40만 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제무르는 1970년 샤를 드골의 죽음 이후 프랑스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면서 1968년 학생운동 등 진보주의 운동, 페미니즘, 정부의 관대한 이민정책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이달 초 출간된 장 롤랭(65)의 ‘사건들’과 미셸 우엘벡(56)의 ‘복종’은 이슬람주의의 득세로 혼란에 빠진 프랑스의 근미래를 그린 소설이란 점에서 공통된다. ‘사건들’은 프랑스에서 이슬람주의는 물론 무정부주의, 극좌, 극우 등 온갖 극단주의가 판치면서 내전이 벌어지고, 결국 국제평화유지군이 주둔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복종’은 2022년 프랑스에서 최초의 이슬람정권이 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가 테러 당일인 7일 자로 발행한 신문의 표지 만평 주인공이 바로 ‘복종’의 작가 우엘벡이었다. ‘복종’은 현재 프랑스 아마존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특히 독일판은 표지에 수니 극단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검은색 복장을 연상케 하는 검은 까마귀 그림을 넣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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