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관련정보 검색 최근 신혼집을 마련한 이명교(33) 씨는 입주를 앞두고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를 스스로 해결하는 ‘셀프 등기’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10가지가 넘는 서류를 혼자 준비해야 한다고 해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생각보다 쉽게 등기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 씨는 “공인중개사를 통해 법무사에게 맡겼다면 대행수수료로 50만 원은 들었을 것”이라며 “인터넷 검색 몇 번에 쏠쏠한 재미를 봤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 탓에 각종 비용 지출을 줄이려는 젊은 층이 늘면서 점차 ‘셀프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적인 치장, 가정 내 집기 수리는 물론 인테리어, 결혼 등 과거에는 전문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던 영역까지 온라인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해결하려는 ‘셀프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행하는 셀프 문화로는 미용실에 가지 않고 혼자 머리를 손질하는 ‘셀프 커트’가 대표적이다. 실제 인터넷상에는 간단한 앞머리 손질부터 요즘 유행하는 ‘투블록 커트’까지 혼자 할 수 있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2년 전부터 셀프 헤어컷 세트를 개발해 판매하는 김군수 스타일뱅 대표는 “셀프 커트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한 달에 5000여 개 제품이 팔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예 완제품보다 자신만의 수작업 제품이 더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다. 굵은 털실로 짠 ‘루피망고’ 모자는 모자 자체보다 재료인 실과 바늘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섬유 가게를 운영하는 김아현(여·42) 씨는 “루피망고 모자 가격이 30만 원에 달하는 반면, 스스로 1시간만 투자해 만들면 5만 원 이내로 비슷한 물건을 만들 수 있다”며 “루피망고 실은 한 번 들여놓으면 5일 안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결혼 등 집안 대소사에서도 셀프 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때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웨딩 업체의 수백만 원짜리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을 뜻하는 식전 준비) 패키지는 옛말이 됐고 ‘셀프 웨딩’을 준비하는 신혼부부들이 적지 않다.

김용학(사회학) 연세대 교수는 “셀프 문화에는 집중과 획일화를 거부하는 문화적 특성에다 정보 접근성 증대, 비용 절감 등 상황적 요인이 결합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근평·고서정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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