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출신 노영희(57) 씨는 2014년 4월 1일부터 올 1월 11일까지 ‘태백산맥’ 필사를 했다. 매일 네 시간씩 옮겨 쓰다 보니 눈이 침침해져 그만두고 싶은 유혹에 시달렸다. 그러나 창작에 대한 열망이 있는 그는 “계속 하다 보면 글쓰기가 늘 것 같아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광주의 한 정보기술(IT) 회사에 근무하는 김기호(47) 씨는 “올해 고3이 되는 딸에게 공부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필사를 했다. 2014년 1월 1일부터 9월 21일까지 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태백산맥’을 필사한 이들 세 명의 독자는 각고의 노력이 깃든 필사본을 보성군에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에 기증했다. 필사본 기증자는 지난해 6명에 이어 9명으로 늘었다.
문학관 측은 21일 현지에서 이들 기증자에 대한 감사패 전달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조정래 작가를 비롯해 송영석 해냄출판사 대표, 최선호 작가세계 대표, 박철화 문학평론가 등 문학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조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미련한 사람이 10권이나 되는 소설을 썼는데 이것을 필사하는 사람도 못지않게 미련하다. 그러나 역사는 미련한 사람들이 바꾼다.”
장재선 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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