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 본인은 “현실 추구 타협가”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는 그리스의 룰라가 될까, 아니면 그리스의 차베스가 될까.

25일 총선에서 압승한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40) 당수가 그리스 차기 총리로 확실시되면서, 과연 그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실용적, 합리적 경제개혁 노선을 추구할지, 아니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식의 좌파 포퓰리즘 노선을 취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치프라스 당수는 선거 당일인 25일자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현실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타협가”로 표현하면서, “싸울 필요가 있을 때는 매우 단호”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즉, 그리스 국민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구제금융의 혹독한 조건과 맞서 싸우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타협이 필요할 때는 타협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리자 당 안팎에서도 치프라스에 대해 급진좌파 이념에 매달리는 이데올로그보다는 뛰어난 정치감각의 소유자란 평가가 대부분이다. 전형적인 중산층 출신 배경과 풍부한 정당정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치프라스가 대부분 노조 출신인 유럽의 다른 좌파 정당 지도자들과 차별화된다는 지적도 있다. 1974년 아테네에서 태어난 치프라스는 고등학교 때부터 공산당 청년회에서 활동, 1990년 정부의 교육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FT에 따르면, 당시 다른 학생대표들이 시험철폐, 성적폐지 등을 주장했던 것과 달리 치프라스는 교육개혁안의 문제점만을 집중 공격하는 전략으로 결국 정부의 폐기선언을 이끌어내는 등 노련한 전략가의 면모를 보여줬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립아테네공대에 진학한 그는 1990년대 중반 공산당과 통합한 좌파연합(시나스피스모스) 당원으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펼쳤고, 2009년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의회에 입성했다. 2010년 그리스 구제금융 사태를 초래한 당시 사회당 정부를 맹렬히 비판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던 그는 2012년 총선에서 시리자를 제1야당 지위에 올려놓아 전 유럽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 솜씨와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인 치프라스는 고등학교 동창인 여자친구 페리스테라 바치아나와 사이에 아들 둘을 두고 있다. 둘째 아들의 중간이름을 에르네스토로 지었을 만큼 혁명가 체게바라를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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