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유럽중앙銀·IMF와 올 여름 구제금융 재협상 예상그리스 유로존 탈퇴 ‘그렉시트’
발생 가능성 아직은 높지 않아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 좌파 연합 시리자가 압승하자 아테네에 모인 지지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대외채권단 ‘트로이카’에 대해 ‘입 다물고 지옥에나 가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5일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 좌파 연합 시리자가 압승하자 아테네에 모인 지지자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대외채권단 ‘트로이카’에 대해 ‘입 다물고 지옥에나 가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25일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예상대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압승을 거두면서 우려대로 그렉시트( 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신조어)가 현실화될 것인지, 그리스 새 정부가 언제부터 구제금융 재협상에 돌입할지에 전 유럽은 물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카티메리니 등 그리스 현지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시리자를 중심으로 한 새 정부는 오는 여름쯤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와 구제금융 2400억 유로(약 289조5456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전 정부가 약속한 조건들을 놓고 재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 정부는 약 3200억 유로 규모인 그리스 국가채무의 약 절반 탕감을 추진할 계획이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는 총선 전인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국민의 존엄을 구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겠다”며 재협상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또 “실행 가능한 개혁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리자 정부의 구제금융 재협상과 부채 삭감 요구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으로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탈퇴하는 그렉시트 사태가 발생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다. 일단 치프라스 자신이 “그렉시트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영국 채널4와의 인터뷰에서 “(그렉시트) 논의는 이미 2013년에 죽었다”며 “그렉시트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좀비들의 춤”이라고 일축했고,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오는 3월까지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재정증권을 발행해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은 절대 없다”던 국제채권단의 분위기도 최근 변하고 있다. 유로존 국가 중 가장 강경파로 꼽히는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툽 총리는 지난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그리스의 새 정부와 협상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면서 채권 연장 등 구제금융 조건 완화 의향을 시사했다. 단 부채 탕감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지난 2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7월 이후 그리스 국채매입 계획을 밝힌 데 따라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시한이 최소 수개월 연장될 가능성이 큰 점도 그렉시트 우려를 덜어주는 요인이다. 치프라스도 “ 트로이카와의 협상 시한이 7월로 늦춰졌다”며 환영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마켓워치는 25일 보고서에서 “그리스 신정부와 국제 채권단의 새 협상이 시장 불안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도, 시리자 집권이 “유로 지역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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