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영접 절차까지 생략하고 바로 만찬장으로 가시겠답니다.”
유병선이 보고하자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지, 만찬 인원은?”
서동수가 둘에게 소파 앞쪽 자리를 권하면서 물었다. 자리에 앉은 유병선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김 위원장이 장관님과 둘이서만 식사하고 싶다고 합니다.”
“그러지 뭐.”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둘을 번갈아 보았다.
“나도 그러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당신들은 김 위원장 수행원들과 같이 식사하세요.”
그때 안종관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통령 선거에 관해서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예상하고 있었던 터라 서동수는 머리만 끄덕였고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장관님께 대통령에 입후보하시라고 직접 권할 것 같은데요.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말씀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나아, 참.”
입맛을 다신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둘을 번갈아 보았다. 둘은 이제 서동수의 복심과 같다. 그래서 좌병선 우종관이란 말도 들리고 있다.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도 이해를 못 한단 말인가?”
그동안 한국 대통령 한대성은 물론이고 여당 중진, 정치, 종교계 원로로부터 수많은 권고를 받았던 서동수다. 그러나 서동수는 일관되게 사양했다. 신의주 장관 임기를 끝내면 기업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겨야 한다고도 했다. 자신보다 나은 지도자감이 얼마든지 있으며 자신은 과대평가되었다고까지 했다. 그러고는 한국당 원내총무 박세중을 추천했지만 당내에서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경쟁자가 둘이나 나타난 것이다. 어쨌든 여당인 한국당에서 대통령이 선출되는 것은 확실했지만 현재 누가 후보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때 안종관이 대답했다.
“저도 이해를 못 하는데 김 위원장이 이해를 하겠습니까?”
놀란 유병선이 머리를 돌려 안종관을 보았고 서동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둘 다 직언을 서슴지 않는 성격이지만 안종관의 발언은 도를 넘었다. 어깨를 늘어뜨린 안종관이 시선을 내리면서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린 것입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장관께서는 정치를 싫어하십니다. 권력을 잡기 위한 이전투구를 경멸하십니다.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면 너무 이기적이십니다.”
그때 유병선이 긴 한숨 소리를 냈다. 숨을 참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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