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대통령 특보단의 위상과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지적이 많았음을 고려하면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특보단이 제 역할을 하면 옥상옥(屋上屋)이 되고, 그러지 않으면 소통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들러리’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클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3일 정무를 제외한 민정·안보·홍보·사회문화 특보를 임명한 데 이어 26일엔 수석비서관회의에도 참석토록 했다.

가끔 대통령의 자문(諮問)에 응하는 정도라면 굳이 특보라는 새로운 직제를 만들 필요가 없겠지만 수석비서관회의까지 참석하는 특보의 위상은 단순 자문과는 다르다. 검찰총장을 지낸 이명재 민정특보의 경우 신임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과 나이로는 24세, 검찰 기수로는 19기나 차이가 난다. 벌써 ‘왕 특보’ 지적까지 나온다. 다른 특보들도 대부분 수석들에 비해 경륜이나 나이가 많아 수석들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특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옥상옥이 되고, 이런 비난을 피하고자 소극적인 역할을 한다면 역대 정부의 특보처럼 ‘감투용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받는 난감한 처지다. 수석들조차 대통령에게 직접 대면(對面)보고 하기 쉽지 않은 청와대에서 특보가 대통령에게 직언(直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청와대는 당초 현직을 유지한 채 ‘무보수·비상근·명예직’ 특보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법무법인 고문인 이 특보와 현직 언론인인 김성우 사회문화특보는 야당이 문제 삼자 모두 현직에서 사퇴했다. 당장 직장을 잃은 이들에게 사무실도 보수도 없이 특보만 하라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무실과 인력을 배치할 경우 청와대 밖의 비서실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해법은 박 대통령이 장관·수석이나 각계 인사와 제대로 소통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하면 이런 진퇴양난의 특보단을 둘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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