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이고운 기자 leego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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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기술 블랙홀’ 중국… 각국서 집중 견제중국 대륙 전체가 전 세계의 산업기밀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부터 인공위성까지 첨단 산업기술뿐만이 아니다. 스텔스 전투기·미사일·항공모함 등 방위산업 및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블랙홀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는 양상이다.

27일 국내 유관기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러시아·일본·호주 등이 중국으로의 산업기술 유출을 적발한 사례도 늘고 있고 서둘러 다단계 검증장치를 만들고 있다. 한국 정보당국과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려 있기는 마찬가지다.

극도로 긴장한 나라는 미국이다. 주요 2개국(G2)으로서 곳곳에서 협력과 대립지점이 높아가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외국으로부터의 투자 및 기업 합병 등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심사하는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와 미 사법당국은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대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미 CFIUS는 중국 측으로부터의 투자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집중 견제해온 터다.

미 정치권과 행정부는 자유무역을 표방하면서도 중국으로의 기술 및 각종 기밀 유출 우려가 있는 투자는 사전에 차단하거나 우려가 제기된 이후 투자를 철회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이 투자한 미국 기업이 미신고한 채로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 건설장비 제조업체인 SANY 그룹이 투자한 미국 기업 럴스 사(Ralls Corp)는 지난 2012년 3월 미국 오리건주의 풍력발전 시설 자산을 인수하면서 CFIUS에 지분 매입을 신고하지 않자 CFIUS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투자 무효 및 철거를 권고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자산매각을 권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풍력발전 시설 근처에 군사시설이 위치하는 등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내세웠다. 2012년 10월 미 의회 하원정보위원회는 CFIUS의 권고를 토대로 중국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미국 내 투자를 승인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화웨이나 ZTE가 미국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해 중국 정부에 제공할 것이란 의혹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미국 측은 2013년 말 한국의 통신업체가 화웨이의 장비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보 우려가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미국 법원도 중국의 기술 유출 행위를 엄벌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 미국 방산업체 계약업자인 중국인 L 씨는 2013년 3월 상업비밀을 불법 소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7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L 씨는 미국 업체의 미사일 유도시스템, 무인항공기, 항공기술 등 방산업무와 관련한 수천 장의 전자파일을 복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미국은 주요 인프라 시설 및 기업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인수를 더욱 강력히 규제하고자 2007년 외국인 투자 및 국가안보에 관한 법률(Foreign Investment and National Security Act 2007)을 개정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 정부가 거래를 주도하거나, 주요 인프라 시설이 외국인 지배 아래 놓이게 되는 경우에는 9명의 관계장관으로 구성된 CFIUS에서 심사하고, 그 결과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2008년 1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재무장관, 국무장관, 국방장관, 국토안보장관, 법무장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9명의 장관급 인사로 구성된 CFIUS 구성원에 대통령경제자문회의 의장, 대통령안보보좌관·경제보좌관·국토안보보좌관 등을 추가해 16명으로 확대하고 조사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CFIUS의 활동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CFIUS는 미국 국가안보와 연계된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의 투자·거래에 대해서는 미신고 기업도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일본 사법 당국은 2011년 이데미쓰(出光) 사의 종업원이 PC 설계도면을 중국 란싱(藍星) 사에 넘긴 사건을 적발했다. 법원에 의해 3억 엔의 손해배상이 인정됐다. 일본 정부는 대형 산업기밀 유출사건이 잇따르자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보호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다. 또 일본은 지식재산권 보호 및 기술 유출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신규 입법도 추진하는 한편, 인재를 통한 기술 유출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대책이 미흡한 기업의 사례를 수집하고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다.

호주 안보당국은 지난 2013년 12월 나노기술 연구를 해온 과학연구기관인 호주연방과학원(CSIRO)에서 근무하던 중국 유학생을 스파이 혐의로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 과학원 관계자는 이 중국 유학생이 국가안보와 밀접하게 연관된 나노기술 관련 정보를 외부로 빼돌린 혐의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호주와 중국은 당시 방공식별구역 설정문제와 호주통신망 구축 사업 참여 불허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 사건이 불거져 파장을 낳은 바 있다.

박준희·김병채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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