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폰의 무덤’으로 평가받던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외산폰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출시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선이 없어진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이 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단통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11월 애플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31일 애플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 직후 점유율이 급격하게 확대된 것이다. 이전까지 애플의 점유율은 5~15%에 그쳤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점유율은 46%로 내렸다. 종전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 수준에 달했다. LG전자 점유율은 14%를 기록, 2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톰 캉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책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리더인 삼성의 안방 한국에서 해외 제조사가 시장점유율 20%를 넘긴 것은 처음”이라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패블릿(태블릿PC+스마트폰) 경쟁에서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사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있다. 외산폰의 경우 지금까지 지원금 대상에서 거의 제외됐으나 단통법으로 인해 이동통신사들의 차별적 보조금 지급 관행이 약해져 애플이 국내 제조사들과 동일한 환경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통 3사가 모두 아이폰을 출시하며 벌인 지원금 경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 외에도 최근에는 다양한 외산폰이 국내에 선보여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소니와 중국의 화웨이 등이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외산폰은 기존 온라인을 통한 소극적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데 그쳤으나 최근에는 오프라인 판매점을 확대하며 영토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점유율 1위 이통사인 SK텔레콤은 최근 중국의 제조사 TCL과 망연동 테스트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SK텔레콤이 TCL의 스마트폰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될 경우 SK텔레콤이 선보이는 첫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대만과 중국 제조사의 스마트폰을 선보인 바 있다.
더욱이 출시 15개월이 지나면서 지원금 상한이 풀린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최근 외산폰 확대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는 이통 3사가 이들 스마트폰에 대한 지원금을 큰 폭으로 상향하는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이른 시일 내 아이폰5S와 아이폰5C도 사실상 ‘공짜폰’ 대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산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의 외산폰까지 시장에 출시된다면 외산폰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