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감독 ‘과거와 현재’… 히딩크 vs 슈틸리케슈틸리케의 마법이 히딩크의 매직보다 강했다.

울리 슈틸리케(61·오른쪽 사진)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한국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6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015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이정협(24·상주),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연속골에 힘입어 결승에 진출했다.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이고, 최종 목표였던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도 성큼 다가섰다.

마법 같은 승전보를 전한 슈틸리케 감독의 행보는 한국 축구 최고의 외국인 명장 거스 히딩크(69·왼쪽) 전 감독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스타일로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 이후 약 5개월만 놓고 보면 슈틸리케 감독이 히딩크 전 감독의 성적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8일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10차례의 A매치에서 8승 2패를 기록했다. 데뷔전에서 ‘난적’ 파라과이를 상대로 2-0 승리를 올린 후 줄곧 이기는 축구를 해왔다. 앞서 코스타리카나 이란에 질 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아시안컵의 5경기 무실점 행진은 말할 것도 없다. 팬들은 그의 축구에 ‘늪 축구’ ‘실학 축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히딩크 전 감독도 2000년 12월 18일에 취임식을 한 후 이듬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5개월간 10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성적은 3승 4무 3패. 데뷔전이었던 한일전 1-1 무승부 이후 두바이컵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첫 승을 챙기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더구나 2011 컨페더레이션스컵 첫 경기인 프랑스전의 0-5 완패는 충격이었다. 이 경기 한 번으로 히딩크 전 감독은 ‘오대영’이라는 수치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 철학은 스페인식 패스 플레이에 의한 점유율 축구다. 여기에 독일 축구의 철저한 수비 조직력을 더해 수비에 방점을 두는 전술을 구사한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 수비수 출신다운 경기 운영이다. 반면 히딩크 전 감독은 같은 수비수 출신임에도 전원 수비, 전원 공격의 토털 사커를 추구한다. 이는 2002 한일월드컵을 통해 ‘한국식 토털 사커’로 재탄생했다.

따라서 지도 스타일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 모든 걸 꼼꼼하게 챙기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 외엔 선수들에게 무한대에 가까운 자율을 주는 반면, 히딩크 전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관리를 위해 좀 더 혹독하게 다뤘다. 언론의 추이를 살피고 그것에 맞게 적절히 대응하는 점은 매우 닮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도 많은 어록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는 결승 진출을 확정한 후에도 “우승해도 한국 축구는 더 노력해야 한다”며 긴장을 풀지 않았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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