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정년퇴임 하는 ‘軍사회학 개척’ 홍두승 서울대 교수“바깥 사회의 변화가 군에도 반영되고 있어요. 우리 군이 이런 점을 간과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듯해요.”

군대사회학의 권위자 홍두승(사회학·사진) 서울대 교수는 오는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입대자 중에는 개인적·가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이나 사회생활 부적응자도 포함돼 있다”며 “이런 병사들을 모두 끌고 가기에는 군 역량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 변화에 따라 입대자 개개인의 특성이 과거보다 다양해진 상황에서 군이 예전처럼 획일화된 기준으로 병사들을 대하다 보니 지난해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부터 사병 탈영까지 최근 들어 군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인 것이다.

홍 교수는 “생활관에서의 생활은 병사들의 자율공간이 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며 “일과 중 교육과 훈련은 강하게 하되 일과 후에는 병영 내 충분한 휴식과 자유시간을 줘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의 이 같은 쓴소리는 사실 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 군인 아버지를 둔 홍 교수는, 학문으로서의 군대 인연을 서울대 사회학과 3학년 재학 중 수강했던 ‘특수사회학’ 수업에서 찾았다. 군대가 ‘사회와 동떨어진 고립된 공간’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을 때, 홍 교수는 이 수업을 통해 군과 사회학의 관계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이후 미국 시카고대에서 유학하면서 군대사회학의 권위자인 모리스 자노위츠 교수 밑에서 공부했고 1980년 서울대 교수로 임용돼 35년째 국내 군대사회학 개척자 역할을 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거대한 규모의 군과 징병제라는 특수성이 있는데도 군대사회학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병제 국가에서 사회 축소판이 될 수밖에 없는 군을 사회학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군과 시민사회의 관계를 규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다양한 사회적인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996년 서울대 개교 50주년을 맞아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서울대 출신 학도병 23명을 찾아내 명예 졸업장을 수여한 일이 대표적이다. 당시 교무부처장이었던 홍 교수는 전쟁 기간 미등록으로 제적된 1100여 명과 전쟁기념관에 있는 전사자 15만 명을 일일이 대조해 국가를 위해 먼저 간 선배들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하고 이들의 이름을 추모비에 새겼다.

정년퇴임을 한 달 앞뒀지만 홍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민간자문 기구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직을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홍 교수는 “사회학자가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책무와도 같다”며 “내가 습득한 학문적 지식이 조금이라도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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