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국내 최고 품질 쌀 생산’ 전남
지난해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 중 하나로 뽑힌 전남의 브랜드쌀 ‘대숲 맑은 담양쌀’ ‘나비쌀’ ‘프리미엄 호평’ ‘한눈에 반한 쌀’ ‘수호천사 건강미’(왼쪽부터).
지난해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 중 하나로 뽑힌 전남의 브랜드쌀 ‘대숲 맑은 담양쌀’ ‘나비쌀’ ‘프리미엄 호평’ ‘한눈에 반한 쌀’ ‘수호천사 건강미’(왼쪽부터).

볍씨 소독과정 화학약품 안써
벼 건조·도정·포장까지 자동화
‘대숲 맑은 쌀’ 지난해 1위 영예

무농약·유기농 총생산의 62%
서울 초중고 급식쌀 53% 차지
관내 全학교에 유기농쌀 급식도


우리 민족의 주식인 쌀의 품질을 높이는 데 ‘곡창지대’인 전남도가 기여한 바는 자못 크다. 우선 각고의 노력으로 저평가됐던 전남 쌀을 국내 최고 품질의 브랜드쌀 반열에 올렸다. 지난 2003년부터 매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주관한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 평가’에서 전국 시·도 가운데 전남 쌀이 12년 연속 최다 선정되는 진기록을 세운 것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22일 오후 전남 담양군 금성면 금성농협을 찾았다. 금성농협은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 평가에서 2013년 2위(은상)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해 1위(금상)를 차지한 ‘대숲 맑은 담양쌀’을 생산하는 곳이다.

안내를 맡은 고윤(58) 담양군 친환경농산유통과장에 따르면 이 농협은 ‘대숲 맑은 담양쌀’ 생산을 위해 육묘장(1800여㎡)에서 생산한 묘판 11만 개를 농가에 직접 공급해 모내기를 하도록 한다. 품종은 밥맛 좋기로 유명한 ‘일미’벼로 단일화했다.
양용호 금성농협 조합장이 지난 22일 전남 담양군 금성면 미곡처리장에서 자동화된 ‘대숲 맑은 담양쌀’ 도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양용호 금성농협 조합장이 지난 22일 전남 담양군 금성면 미곡처리장에서 자동화된 ‘대숲 맑은 담양쌀’ 도정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볍씨 소독 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냉수온탕침법’(찬물과 60도의 열탕에 번갈아 담그는 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재배 과정도 까다롭다. 밥맛을 좌우하는 단백질 함량을 낮추기 위해 웃거름(질소질 비료) 주는 양을 최소화한다. 수확 때는 금이 간 쌀을 줄이기 위해 콤바인의 회전속도를 늦춘다.

벼의 건조와 도정, 포장은 금성농협 미곡처리장에서 자동화된 공정에 따라 이뤄진다. 양용호(70) 금성농협 조합장은 “완전미를 분류하는 기계(랭스 그레이더)와 이물 선별기 등을 도입해 완전미율을 높였다”며 “가공 후 15일이 경과한 쌀은 전량 교체해주는 ‘리콜제’를 시행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로 선정된 전남 쌀은 ‘대숲 맑은 담양쌀’을 비롯해 은상을 받은 함평군농협의 ‘나비쌀’과 강진군농협의 ‘프리미엄 호평’, 동상을 받은 해남 옥천농협의 ‘한눈에 반한 쌀’과 고흥 흥양농협의 ‘수호천사 건강미’ 등 무려 5개나 된다. 전남 쌀은 이 평가가 처음 도입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전국 12대 고품질 브랜드쌀 가운데 3∼6개를 휩쓸었다. 평가 기준은 품위(완전미율, 수분, 도정도, 변색, 냄새 등), 품종 혼합률, 식미, 현장(생산시설 등) 등이다. 평가 대상은 전국 1800여 개 브랜드쌀 가운데 각 시·도가 대표로 뽑은 30∼50개다.

김태환(58) 전남도 식품유통과장은 전남 쌀이 좋은 이유에 대해 “산업화가 더딘 탓에 깨끗하게 보존된 자연환경에서 재배가 가능한 데다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쌀이어서 필수 아미노산과 항산화 작용을 하는 피토산 함량이 풍부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밥맛이 좋은 고품질 품종만을 재배하고 있고 이앙·물 관리·수확·건조·저장 등 모든 공정을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쌀은 특히 친환경성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무농약·유기농 쌀 재배 인증면적 4만7990㏊ 가운데 전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62%(2만9693㏊)에 달한다. 이 때문에 친환경 쌀이 주로 납품되는 학교 급식용으로 전남 쌀은 인기가 매우 높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지역 유·초·중·고교 2031곳 중 53%인 1072곳이 전남 쌀을 급식용으로 선택했다. 물량 비중도 53%(전체 2만1734 t 중 1만1584 t)로 비슷하다.

올해 들어서는 부산(강서구, 연제구 등)에서도 전남 쌀(담양 산) 도입을 검토하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담양군의 경우 학교급식용 친환경 쌀 납품 물량이 2011년 254t(44개교)에서 2012년 450t(124개교), 2013년 700t(150개교), 지난해 1002t(230개교)으로 급증 추세다. 금성농협과 친환경 쌀 전문 도정공장을 갖춘 창평농협이 선전한 덕분이다.

또 전남도는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도내 모든 유·초·중·고교의 학교 급식에 유기농 쌀을 사용하기로 하는 등 친환경 급식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전국 최초로 학교급식에 친환경 쌀을 공급한 데 이어 이번에 유기농 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타 시·도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것이 학부모들의 마음이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남 쌀이 풀어야 할 숙제는 적지 않다. 경기미에 비해 여전히 유통가격이 낮은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과거 한때 미질이 좋지 않은 ‘통일벼’를 집중 재배했던 지역이라는 고정관념이 남아 있는 데다, 중간 상인들의 농간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시장의 점유율이 14%에 불과한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멀어 물류비용이 많이 드는 점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전국 브랜드쌀 평가에서 12년 연속 돌풍을 일으킨 성과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수도권 시장 점유율을 수년 내에 20% 이상으로 올리고, 경기미와의 쌀값 격차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양=글·사진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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