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선 더 낡은 원전도 가동중… 전문가 평가 결과 따르면 돼”
시민단체, 안전개선이행 촉구“심사때 주민의사도 평가해야”
“전문가의 영역을 국민 정서에 맡기는 건 망국 포퓰리즘이다.” vs “경제 논리는 고려사항이 아니고 계속 운전 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
재가동이냐, 폐로냐의 기로에 선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에 대한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안전성은 진보되는 기술에 따라 주기적으로 재평가·확인돼야 한다며 계속 운전을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와 주민들은 계속 운전 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며 민간 검증단의 안전 개선사항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따르면 경북 경주 양남면에 위치한 월성 1호기는 지난 1983년 4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원전으로 설비용량이 67만9000㎾이며 2012년 12월로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됐다.
정부가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문제를 유보한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인허가를 신청한 지 벌써 5년이 흘렀고, 가동을 중단한 지도 2년이 넘었다. 지금 10년을 더 가동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앞으로 8년밖에 더 가동할 수 없게 된다. 이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해 10월 원안위에 제출한 ‘월성 1호기 계속 운전 심사 결과’에서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 만료일인 2012년 11월 20일 기준으로 앞으로 10년간 계속 운전을 해도 안전성을 보장할 안전여유도가 확보됐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민간검증단이 32건의 안전 개선사항을 제시한 점 등을 들어 계속 운전 결정을 신중히 해야 하며, 안전성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폐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환경연합은 “수명이 끝난 월성 1호기의 폐쇄 결정 등 수명연장 심사에 주민 의사와 국민 수용성을 평가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KINS의 심사 결과와 안전성에 중요한 압력관 교체 등의 이유를 들어 계속 운전 허가를 주장하고 있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낡은 원전이라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주장 역시 기술적으로 검토해 보면 내용이 달라진다”며 “월성 1호기는 안전성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압력관을 모두 교체했기 때문에 재료 노화와 관련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후속조치로 이동형 발전설비, 별도의 안전주입 유로, 피동형 수소제거장치, 격납 건물 여과배기장치 등을 포함한 대응설비가 크게 강화돼 가동 중단 전보다 안전성은 오히려 크게 향상됐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장창희(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카이스트 교수는 “캐나다 브루스 원전과 피커링 원전은 월성 1호기보다 오래됐지만, 여전히 가동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항공기를 타는 데 항공기의 안전성은 전문가들이 판단한다. 원전은 항공기보다 더 복잡하므로 안전성 평가는 전문가의 판단 결과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안위가 안전이 아닌 안심을 이유로 재가동 여부를 유보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함철훈 한양대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특임교수는 “원안위는 계속 운전에 대해 안전성이 입증됐다고 할 경우 일부 반대 의견이 제기된다 하더라도 법에 없었던 요구조건을 새로 내세우거나 법과는 상치된 다른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며 “원안위는 전문가 집단이지, 정치적 집단이나 사회적 결사가 아니므로 기술적 문제, 예컨대 월성 1호기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지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균섭 전 한수원 사장도 “전문가의 영역을 국민 정서에 맡기는 건 망국 포퓰리즘”이라며 “원안위가 안전이 아니라 안심을 이유로 원전 재가동 여부를 결정 안 하는 건 직무유기다”고 말했다.
현재 원안위가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결정하는 데에 법적·행정적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계속 운전 심사를 규정한 원자력안전법 등은 KINS의 심사 결과를 근거로 계속 운전 허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박민철·노기섭 기자 mindo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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