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듯 노래… 정점 오른 연기… 객석 점유율 90% ‘흥행 파워’
‘미치광이’ 류하이드
성악 전공 노래 실력 뛰어나… 선악대비 뚜렷 정통문법 충실
‘은언니’ 다운 은지킬
다른 무대보다 로맨틱하고 따뜻…셔츠풀면 당당한 가슴근육 ‘살짝’
3인 3색? 3인 6색이 맞겠다. 오는 4월 5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프랭크 와일드혼의 대표작으로 한 배우가 선과 악, 두 인격을 연기하는 이 뮤지컬은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전설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최고의 사랑을 받은 두 지킬 조승우와 류정한이 다시 무대에 올랐고, ‘모차르트’ ‘프랑켄슈타인’ 등으로 실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박은태가 합류했다. 조지킬, 류하이드, 은언니…. 역대 ‘최강’이라고 평가받는 세 캐스트를 비교했다. 물론, 선택은 ‘개취(개인의 취향)’.
◇ 조지킬, 매력적인 나쁜 남자 = 뮤지컬 배우에게 이보다 더한 찬사는 없을 것 같다. 조승우는 연기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연기한다. 그리고 그 모든 걸 그저 ‘말하듯’ 한다. 마치 한 사람이지만 둘이고, 두 사람이지만 하나인 ‘지킬’과 ‘하이드’처럼. 다시 말해 ‘지킬 앤 하이드’가 조승우이고, 조승우가 ‘지킬 앤 하이드’다. 조지킬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의사다. 반면에 하이드는 폭력적이고 악하지만 매력적이다. 미치광이보다는 나쁜 남자에 가까운 것. 공연 관계자들은 “정점에 오른 연기를 보여준다. 무대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다”고 호평했다. ‘지킬 앤 하이드’는 매회 객석 점유율 90%를 넘기는데, 특히 조승우의 무대는 개막 전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최고의 ‘흥행 파워’. 표 구하기가 힘들어 “살아생전에 조지킬을 볼 수나 있겠나”하는 공연 팬들의 볼멘소리도 들린다. 이른바 ‘회전문 관객’(회전문 돌 듯 한 공연을 수십 번씩 관람하는 마니아)을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다.
◇ 무섭다, ‘미치광이’ 류하이드 = 류정한은 지난 25일 200번째 지킬을 연기했다. 공연 팬들이 ‘지킬 장인’이라 부를 만하다. 이날 커튼콜에서 배우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그는 활짝 웃으며 화답했다. 류정한은 뮤지컬의 정통 문법에 충실한 배우다. 성악을 전공한 그의 노래 실력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두 개의 인격, 지킬과 하이드를 연기함에 있어서 그는 뚜렷하게 선악을 대비시킨다. 조지킬이 순수하고, 은지킬이 낭만적이라면 류지킬은 흐트러짐이 없고 매우 지적이다. 그러나 압권은 역시 하이드. ‘광’적인 에너지가 넘쳐 진짜 ‘미치광이’처럼 보인다. 오죽하면 ‘류하이드’란 별명이 있을까. 그런데 어느덧 40대 중반. ‘류르신(류정한+어르신)’이라는 다른 닉네임이 걱정이다. 혹시 마지막 ‘지킬’은 아닐는지. ‘두’ 사람을 연기하는 건 굉장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
◇‘은언니’다운 ‘은지킬’의 탄생 =‘지킬 앤 하이드’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아, 10번째 지킬로 발탁된 박은태는 그동안 여린 캐릭터를 많이 맡고, 고운 미성을 보유해 공연계에선 ‘은언니’로 통한다. 하나, ‘은지킬’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박은태는 개막 전 이번 작품에 대한 부담감이 매우 컸다고 알려졌는데, 막상 무대에 오른 후에는 지킬이 ‘제 역’임을 증명했다. 다른 두 지킬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공연 관계자들은 “부담감을 잘 이겨내고, 자신만의 지킬을 만들어냈다”고 입을 모았다. 전작인 ‘프랑켄슈타인’에서도 강하고 개성 넘치는 연기로 제8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지만, ‘은지킬’을 통해 확실한 연기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 ‘은언니’ 다운 따뜻함이 이 작품에서도 드러나는 건 박은태만의 장점. 엠마(조정은·이지혜)와 함께 부르는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은 조승우, 류정한의 무대보다 훨씬 로맨틱하다. 또 파티에서 만난 친구들이 장난을 치자, 늘 진지하기만 하던 지킬이 “몰라, 몰라”하는 앙탈(?)제스처를 취하는 장면도 ‘은언니’이기에 가능하다.
‘지킬 앤 하이드’는 곧 4인 8색이 된다. 오는 2월 17일부터 11번째 ‘지킬’ 인 조강현이 합류한다. 오디뮤지컬컴퍼니에 따르면 다른 세 지킬 중 하차하는 이는 없다. 또 다른 ‘조지킬’은 어떤 모습일까. 분명한 건, 가장 훤칠하다(183㎝)는 것.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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