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피해 ‘주의보’시판 제품 30개중 25개 사용주의사항 표시 미비 작년 49건 접수 ‘증가세’… 사고 당해도 구제 못받아
A(18) 양은 최근 추운 날씨에 핫팩을 다리에 올려놓은 채 깜빡 잠이 들었다가 낭패를 당했다. 끓는 물이나 기름, 화염, 섬광 등에 의해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손상되는 2도 화상을 입어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
B(11) 군도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핫팩을 구입해 이불 속에서 끼고 자다가 핫팩 온도가 올라 터지면서 눈에 가루가 들어가 치료를 받았다. C(45) 씨도 핫팩을 올려놓고 잠을 자다가 허벅지, 종아리에 3도 화상을 입어 부분증식피술을 받아야 했다.
휴대가 간편하고 발열 효과가 높아 추운 날씨에 야외활동을 할 때 핫팩이 애용되고 있지만 화상을 입는 등 제품의 안전성 문제 때문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전 기준을 초과한 불량제품이 많지만 제조자나 수입자 표기조차 미비해 안전사고를 당해도 구제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아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핫팩 위해 사례는 49건으로 집계됐다. 2011년 18건, 2012년 20건, 2013년 27건에 이어 해마다 증가세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화상을 입었다는 피해 호소가 많고 핫팩이 터져 눈에 가루가 들어갔거나 터진 분말이나 액체를 삼켰다는 사례도 많았다”고 말했다.
핫팩은 ‘품질 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따른 ‘자율안전확인 대상 공산품’에 속한다.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KC 마크와 사용상 주의사항, 최고온도(70도 이하) 등을 표시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원이 시중에 팔리고 있는 분말형 핫팩 30개를 조사한 결과, 25개 제품이 표시사항을 어겼고 중국산 핫팩의 경우 한글 표시사항이 아예 없었다. 일부 제품은 최고 75도까지 온도가 치솟았다. 특히 핫팩에 다이-n-옥틸프탈레이트(DINP), 다이이소노닐프탈레이트(DNOP) 등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썼을 경우 ‘경고! 입에 넣으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용출될 수 있으니 입에 넣지 말 것’이란 경고 문구를 넣도록 돼 있다.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핫팩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소비자원 측은 “침구 안에서 핫팩을 쓰면 통상 온도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며 “유아나 고령자, 당뇨 등의 질환자는 사용할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