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부인(왼쪽) 등 가족들이 수도 암만의 왕궁 앞에서 알카사스베의 생환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울부짖으며 그의 생환을 호소하고 있다.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부인(왼쪽) 등 가족들이 수도 암만의 왕궁 앞에서 알카사스베의 생환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해 울부짖으며 그의 생환을 호소하고 있다.
“터키 국경으로 데려와라 안하면 요르단 조종사 참수”고토 겐지 음성메시지 공개… 구체적 인질석방 언급 없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 보이는 세력이 인질 협상 대상자인 요르단 구금 사형수를 29일 일몰 때까지 터키의 국경으로 데려오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고 NHK가 29일 보도했다. NHK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한국시간 29일 오전 8시 30분쯤 확인됐으며, 아랍어 문자로 쓰여 있는 이미지에 해당 내용을 영어로 읽는 음성 메시지가 결합한 형태다.

30초가량 되는 해당 메시지 음성은 “나는 고토 겐지(後藤健二·일본인 인질)다”라고 소개한 뒤 “이라크 모술 시간으로 29일 목요일 일몰 때까지 터키의 국경에서 사형수 사지다 알리샤위를 나(고토)의 목숨과 교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는 즉시 살해될 것”이라고 밝혔다. NHK는 “현지의 일몰 때까지 알리샤위를 데려오라는 의미로 보이며, 기존 메시지와 달리 시점과 장소를 특정한 것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모술의 일몰은 오후 5시 30분쯤으로 예상되며, 한국 및 일본 시간으로는 29일 오후 11시 30분쯤이다.

한편 고토의 사진이나 다른 인물의 사진은 이번 메시지에 포함되지 않았다. NHK는 이 메시지가 앞선 IS의 메시지와 마찬가지로 고토와 알리샤위의 교환을 요구한 것이라면서 경찰 등 당국이 신빙성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실제로 이 메시지가 IS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IS는 알리샤위와 알카사스베 중위를 교환하자는 요르단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28일 요르단 정부 측은 국영방송을 통해 ‘사형수와 인질의 교환 협상에 응한다’고 밝히며 “알카사스베 중위의 생사를 확인하고, 먼저 인질을 풀어주면 알리샤위를 석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때에는 고토의 교환 협상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IS는 해당 뉴스가 방송되고 24시간 인질 교환 시점이 한참 지난 후에도 묵묵부답이었다. 이후 28일 나세르 주데 요르단 외무장관이 CNN에 출연해 “고토의 석방도 당연히 이번 교환의 한 부분”이라면서 “다만 알카사스베 중위의 석방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도(共同)통신은 28일 오후 늦게 IS로 보이는 세력이 ‘알카사스베 중위는 우리를 죽이러 왔다. 석방을 기대하기보다는 참수될 것으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군인인 알카사스베 중위와 프리랜서 언론인 고토의 지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앞서 27일 IS가 공개한 동영상에도 알리샤위를 석방하면 고토를 살려주겠다고 했지, 알카사스베 중위의 석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제는 알카사스베 중위를 구할 결정적 카드로 알리샤위의 석방을 꺼내 들었던 요르단 정부가 이를 수용할지가 다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요르단 여론은 이미 ‘요르단 군인을 먼저 구해야 한다’ 쪽으로 기운 상태다. 이 와중에 알리샤위를 IS에 내 주고 요르단 입장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여론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요르단 정부에서 차선책으로 생각하는 ‘알카사스베 중위의 목숨 보장’도 고토만 석방될 경우 빛이 바랠 수 있다.

한편 IS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참수하겠다고 협박하는 선전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28일 폭스뉴스, 인디펜던트 등은 테러·극단주의 감시단체 MEMRI에 따르면 26일 배포된 IS 선전 동영상에 한 남성 대원이 “우리는 미국으로 갈 것이며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참수하고 미국을 이슬람 지역으로 바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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