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 경기침체 속 ‘미소’… 정유·조선 몰린 울산은 ‘울상’ “매출은 감소했지만, 원가가 줄어 영업이익은 개선됐다.” “매출, 이익 모두 줄어 지역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준다.”

유가 하락으로 기업들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유가 하락으로 생산원가가 줄어 영업이익이 개선된 기업이 있는가 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 어려운 고비를 맞는 기업들도 있다.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A사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인해 생산원가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특히 섬유산업이 중국 등 경쟁국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A사 관계자는 “신소재 개발 등을 통한 차별화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원가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정유 및 조선업체가 몰려 있는 울산 지역은 지역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 울산의 B정유 업체는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비싸게 사들여 놨던 원유를 정제해 낮은 가격에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높지 않았다”며 “울산지역은 정유나 조선 등 유가 하락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 비중이 높아 지역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 감소가 우려되는 건설·플랜트 업계도 울상이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외 건설 수주 실적이 역대 2위를 기록했는데, 중동지역에서의 수주가 절반이었다”며 “지금과 같은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산유국을 중심으로 발주가 줄어들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석유화학 플랜트는 벌써 수주가 취소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물론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 하락으로 수혜를 보는 기업들이 더 많다. 때문에 유가 하락에 따른 제조업 생산비 감소 효과도 우리나라(1.03%)가 중국(0.46%)이나 일본(0.61%), 미국(0.44%) 등 경쟁국들보다 더 크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에도 불구, 유가 하락으로 인해 기업은 생산단가가 낮아져 채산성이 개선되고, 가계 소비 여력 확충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다만 업종에 따라 영향이 다르고 반영에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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