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대의 전설’ 김종벽·이정숙 선생 아들, 애끓는 호소“6·25전쟁 당시 게릴라전을 펼치며 서해무장대를 조직한 어머니(이정숙)와 구월산 유격부대를 창설한 아버지(김종벽)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여군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보훈처의 2월의 호국영웅에 선정된 이정숙(사진) 씨의 아들 김광인(60·구월산유격대 청장년회장) 씨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의 명예회복을 간절히 기원했다. ‘구월산 여장군’으로 불리는 이정숙 씨와 김종벽 씨는 혁혁한 공적을 세우고 조국을 구한 전쟁영웅이라는 평가를 받는데도 현재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지 않다. 김 씨는 “부모님은 경기 고양시 벽제동의 작은 납골당에 있는데 국가가 무공수훈자로 인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씨는 “23년 전부터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에 부모의 무공수훈 신청을 하고 청와대에도 탄원했지만 6·25전쟁의 훈포장 등은 1953년 12월 31일부로 종결한다는 이승만정부 당시 법 조항 등을 근거로 무공수훈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직무유기를 비판했다.

이정숙 씨의 활약상은 이미 1960년대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됐고, 최무룡 감독의 영화 ‘피어린 구월산’과 고우영 화백의 만화 ‘구월산 유격대’를 통해 널리 알려져 왔다. 국가보훈처는 뒤늦게 이 씨를 ‘이달의 6·25전쟁영웅’에 선정하고, 대통령 명의의 참전 국가유공자 증서를 오는 2월 11일 수여키로 했다. 참전유공자는 현충원 대신 호국원 안장 자격이 주어진다.

김 씨는 “국방부와 육군본부 전쟁사 등에는 부모의 전공기록이 남아 있으며 월사리 전투, 곰염전투 등 수많은 전투에 참전했고 정일권 육군참모총장의 표창도 있는데 이날까지 훈장 하나 없이 차가운 벽제 납골당에 누워 계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 씨의 눈물은 이어졌다.

“고향에 부모형제를 모두 두고 오로지 조국을 구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이 나라는 서해 반공유격군에게 왜 이리 인색한 지, 구월산 유격대는 6·25 당시 서해 최고의 부대였습니다. 국가로부터 단 한 발의 실탄과 한 자루의 총은커녕 군번·계급·병참 지원 없이 적군에게서 빼앗아 먹고, 입고, 쏘고 말 그대로 자생 유격군인데 국가는 그런 노병들에게 이제는 답을 주어야 할 때입니다. 전우회는 현재 600여 명이 생존해 계십니다. 이제는 실체를 인정해 달라는 게 소박한 꿈입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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