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소속 해경들에게 집행유예와 벌금형 등이 선고됐다. 법원은 진도 VTS 해경들의 평소 변칙근무는 직무유기에 해당되지만, 부실 관제로 비난받은 세월호 침몰 당시의 행위는 직무유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9일 직무유기,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공용물건 손상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진도 VTS 센터장 김모(46) 씨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정모 씨 등 팀장 3명에 대해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나머지 관제사 9명에 대해서는 벌금 200만∼300만 원과 함께 징역 4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9명은 공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재판부는 일단, 지난해 3월 15일부터 4월 16일까지 야간에 2인 1조로 구역을 나눠 관제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1명이 관제를 도맡은 것과 관련한 직무유기죄는 인정했다. 그러나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해 4월 16일 오전 8시 15분∼9시 근무 당시의 직무유기는 인정하지 않았다. 야간 변칙 근무는 태만을 넘어 의식적인 직무 포기에 해당하지만, 침몰 당일 오전에는 변칙 근무가 유지된 시간이 아니었고 근무자들이 나름대로 근무를 해 직무를 포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10여 분간 세월호의 이상 항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장기간 불법 근무에서 비롯돼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발생 지점, 사고 경위, 관제업무 특성, 세월호 승무원과 VTS 간 교신 상황 등으로 미뤄 피고인들의 잘못으로 세월호 사고 피해가 확대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센터장이었던 김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팀장 등 4명에 대해 징역 2년을, 관제사 2명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