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앞둔 대표팀 맏형 차두리

내일 호주와 결승 ‘고별 무대’
아시안컵 ‘55년의 숙원’ 풀고
A매치 출전 75회로 유종의 미
풍부한 경험으로 5전승 견인
마지막 경기서 ‘득점포’ 기대


한국 축구 대표팀의 맏형 차두리(35·FC 서울·사진)가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31일(한국시간)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후배들과 함께 아시안컵 도전 55년의 숙원을 풀고, 자신은 A매치 출전 횟수를 75회로 마감하면서 영예롭게 태극마크를 반납하는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은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차두리에게 각별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29일 시드니 레이카르트 오벌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차두리를 따로 불러내 어깨를 감싸고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눴다.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의 표정으로 봐서는 진지한 말이 오갔음을 짐작하게 했다.

차두리는 당초 지난해 말 대표팀에서 은퇴할 계획이었다. 여러 차례 대표팀을 떠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의 만류로 은퇴 시기를 이번 대회 이후로 미뤘다. 그의 경험과 리더십을 원하는 대표팀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다.

기대대로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기량으로 슈틸리케호의 5전 전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5경기 중 4경기에 나와 301분을 쉴 새 없이 뛰었다. 이 중 2번은 선발 출전했다. 30대 중반의 노장임에도 20대 뺨치는 체력과 스피드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특히 지난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야생마처럼 빛났다.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연장 후반 14분 손흥민(23·레버쿠젠)의 두 번째 쐐기골을 도왔다. 오른쪽 측면을 따라 약 60m를 폭풍처럼 질주해서 중앙에 있던 손흥민에게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다. 골이 터지자 이영표(38) KBS 해설위원은 “이 골은 차두리가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지분이 90%는 될 것 같다”며 환호했다.

차두리는 2002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69) 감독의 눈에 띄어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타고난 체격과 폭발적인 스피드가 대단했다. 그리고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드디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13년 2개월여 대표팀 선수 생활의 시작이었다.

당시에 차두리는 공격수로 활약했다. 2002년 4월 20일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골을 기록했다. 안정환(39)이 띄워준 볼이 몸에 맞고 들어갔다. 매끄럽지 못했지만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차두리는 지금까지 74번의 A매치에서 4골을 넣었다. 마지막 골은 2004년 7월 27일 아시안컵 본선 쿠웨이트전의 골이다. 골맛을 본 지 오래됐다. 내친 김에 이번 고별무대에서 골까지 넣기를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같은 바람을 담아 ‘잊을 수 없는 차두리의 A매치 10선’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0번째 경기는 물음표로 남겨뒀다. 물론 호주와의 결승전이다.

한편 호주도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의 대표팀 은퇴에 초점을 맞췄다. 호주 매체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29일 “케이힐이 결승전에서 은퇴 카드를 가슴 속에 품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케이힐이 은퇴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 한국전에 올인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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