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 前 해군참모총장

정옥근(63·해사 29기·얼굴) 전 해군참모총장이 방산비리 태풍의 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정 전 총장은 STX엔진으로부터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부대행사였던 요트대회 광고비 명목으로 7억7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29일 자택에서 체포됐다. 방산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2008년 10월 총장 재임 시절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수주 등 납품 편의 제공 대가로 정 전 총장의 장남(37)이 대주주인 요트회사를 통해 돈이 오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과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전직 참모총장 부자가 방산비리 혐의로 체포된 것은 창군 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다. 더구나 정 전 총장은 총장 재직 시절인 2011년 5억여 원의 군인복지기금 횡령 혐의로 기소돼 이듬해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바 있다. 군 최고지휘관이 악덕 민간업자들이 쓰는 파렴치한 수법으로 장병격려금과 시설보수비를 자기 배를 채우는 데 사용해 국민적 공분을 샀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부자가 방산비리 혐의로 체포됐다. 군 수뇌부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자 공분도 커지고 있다.

정 전 총장의 모럴 해저드는 그가 지휘하는 조직의 기강해이로 이어졌다. 지난해 ‘방산비리 백화점’의 오명을 얻게 된 통영함 비리 사건에는 해군 영관급 장교들이 줄줄이 연루됐다.

합수단은 방산비리라는 부패의 독버섯이 더 이상 군을 병들게 하지 못하도록 전모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 전 총장 부패의혹 사건을 대수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부패 군인이 최고지휘관에 오를 수 있게 만든 인사관리시스템의 문제점은 없는지 국방부도 정밀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