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결혼을 해야 자녀를 낳는데 일자리, 주거,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결혼이 늦어지는 사회구조 속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는 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이 마무리되는 해이며, 앞으로 5년간 추진할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이후 첫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이달 초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화일보는 3회에 걸쳐 저출산의 가장 큰 문제인 ‘만혼’의 원인에 대해 심층 분석하고 정부에 정책 마련을 제안하고자 한다.
결혼이 늦어지면 출산율도 떨어진다. 첫아이를 낳는 시기가 이미 나이가 많아,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를 낳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성의 초혼 연령은 1990년 평균 24.8세였지만 2000년에 26.5세, 2010년 28.9세, 2013년에 29.6세까지 올랐다. 남성의 초혼 연령도 1990년 27.8세에서 2003년 30세를 넘어 2013년 32.2세까지 올랐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여성이 첫아이를 출산하는 나이도 같이 많아졌다. 여성의 평균 초산 연령은 1990년 평균 25.9세였지만, 2013년 31.8세까지 올랐다. 여성이 첫아이를 낳는 나이가 13년 동안 5.9세가 많아진 것이다.
결국 첫아이를 출산한 이후에 둘째 아이를 낳는 나이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두 살 터울로 둘째 아이를 출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1990년에는 여성이 27.9세에 둘째 아이를 출산하게 되지만, 2013년에는 33.8세에 출산하게 된다는 것이다.
혹 둘째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지만 직장이나 학업 등으로 가족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둘째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임신중독 등의 위험을 부담하고 고령임신을 해야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아이를 아예 낳지 않거나 한 명만 낳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출산율은 크게 떨어졌다. 1990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가임기간 출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평균 자녀의 수)은 1.57명이었지만, 2013년에는 1.19명으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이 1.30명 미만의 나라를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3년 동안 초저출산 국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왜 결혼이 늦어지는 것일까.
대한민국 미혼 남녀들이 결혼하지 않거나, 결혼을 늦게 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일자리, 주거, 자녀교육비 부담이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년 단위로 미혼남녀 표본을 추출해 조사한 결혼 및 동향 조사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그대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미혼 남성과 여성의 80% 이상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가지기 어려워서’, ‘집 장만 등 결혼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결혼생활을 유지할 정도로 수입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아서’ 등의 3가지 항목을 결혼을 늦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변하면서 독신생활을 즐기는 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 ‘독신의 삶을 즐기는 경향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남성의 경우 2009년 79.9%에서 2012년 65.7%로, 여성도 83.2%에서 79.1%로 오히려 줄었다.
젊은 세대들의 결혼이 지연되는 이유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회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결혼하기 위해서는 직업이 있어야 하지만, 15∼29세 청년 실업률은 2014년 9.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결혼하기 위해 전셋집을 구하려면 매달 최고치의 상승률을 경신하며 오르고 있는 전셋값을 감당해야 한다. 대부분 맞벌이인 젊은 세대는 자녀를 낳으면 보육기관에 맡겨야 하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대학 가기보다 어려운 현실이다.
어린이집 아동학대도 의심해야 하며, 자녀가 성장할수록 사교육비는 늘어난다. 사회현상으로만 보면 아이를 낳으면 안 되는 분위기다. 정부가 저출산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청년 일자리, 전셋값, 사교육비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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