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두각을 보이는 예능인은 프로농구 선수 출신 서장훈이다. ‘국보급 센터’라 불리던 서장훈은 2013년 3월 은퇴 이후 불과 2년 사이 메인 MC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MBC ‘사남일녀’에 출연해 털털한 매력을 선보였던 서장훈은 최근 MBC ‘세바퀴’와 ‘일밤-애니멀즈’, 케이블채널 Mnet ‘야만 TV’의 MC로 연이어 발탁되며 예능계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그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제2의 강호동’이라는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동안 농구 선수 우지원과 석주일,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 축구 선수 안정환 등이 예능의 문턱을 넘었지만 MC 자리까지 거머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서장훈은 일찌감치 ‘MC 자원’으로 분류되며 씨름 선수에서 방송인으로 전업한 강호동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서장훈은 스포츠 스타 출신인 데다 연예인 인맥도 넓어 에피소드가 많다”며 “207㎝라는 신체적 특징과 거침없는 입담 등 여러모로 MC의 자질을 갖췄다”고 평했다.
서장훈이 강호동의 계보를 잇는다면 장동민은 이경규부터 시작돼 박명수와 김구라로 이어지는 ‘버럭 개그’의 계승자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주로 스탠딩 개그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던 장동민은 지난해 KBS 2TV ‘나는 남자다’에서 유재석과 호흡을 맞추고 치열한 두뇌 싸움이 관건인 케이블채널 tvN ‘지니어스’에서 우승하며 ‘개그계의 브레인’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상대방에게 면박을 주는 개그 스타일과 그의 명석한 두뇌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박학다식한 김구라와 비슷한 궤를 보이고 있다.
그는 MBC ‘일밤-애니멀즈’와 종합편성채널 JTBC ‘속사정 쌀롱’에 이어 역시 JTBC ‘나 홀로 연애 중’의 MC로도 발탁되며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장동민은 “내 개그 스타일은 10년 전과 같은데 10년간 한 우물을 파니 대중이 받아준다”며 “아무 때나 화내고 욕한다고 대중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웃음 포인트를 잡아서 화를 내야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자신의 웃음 철학을 설명했다.
최근 본업인 가수보다 방송인으로 더욱 각광받고 있는 성시경은 윤종신이 보인 행보의 연장선상에 올라 있다. 가수로서도 이미 정상의 위치를 지키고 있는 두 사람의 진행 스타일은 촌철살인과 깐족거림을 오간다. 성시경은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과 ‘마녀사냥’,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케이블채널 올’리브 ‘오늘 뭐 먹지’ 등을 두루 섭렵하며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JTBC 관계자는 “평소 지적인 이미지를 가진 성시경은 에두르지 않고 조리 있는 발언으로 호응을 이끌어내는 스타일이다. 이는 윤종신식 진행 스타일과 비슷하다”며 “각각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이고 평소에도 절친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능은 드라마에 비해 주기가 길다. 인기 드라마의 방송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는 반면 안정된 궤도에 오른 예능은 5년 넘게 명맥을 유지한다. 때문에 방송가를 주도하는 MC의 순환주기도 긴 편이다.
MBC 박현석 PD는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구라 등이 주도하던 방송가에 속속 대항마가 등장하고 있다. 다채널 시대가 되면서 그들이 기량을 발휘할 기회가 많아졌고 연이어 히트작을 내며 기존 톱 MC들의 아성에 도전할 만큼 성장했다”며 “트렌드가 빨리 변하는 방송가에서 ‘젊은 피’의 수혈은 반가운 일”이라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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